제134장
악몽을 꿨다는 건 결코 거짓말이 아니었다.
다시 생각해도 등골이 서늘해질 정도로 끔찍한 악몽이었다.
꿈속에서 강하나는 다른 남자와 결혼한 모습이었다. 그녀의 신랑은 그보다 잘났고 능력도 좋았으며 집안 배경조차 뛰어난 남자였다. 그의 앞에 선 순간, 박지헌은 자신이 보잘것없는 존재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너무나 완벽한 남자와 결혼한 강하나의 마음을 돌리려니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저 남자를 버리고 날 선택하게 할 수 있을까? 난 너무나 엉망인데...’
끝없이 느껴지는 무력감과 함께 죽고 싶은 마음마저 들며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이 느껴졌다.
꿈에서 깨어난 뒤에도 한동안 몸이 부들부들 떨리며 숨이 턱 막히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였다.
그 순간 박지헌이 느낀 감정은 두려움이었다.
비록 꿈이긴 하지만 이 큰 세상에 정말 그보다 잘난 남자가 없을까?
‘더 이상 하나가 밖으로 도는 건 안 돼. 이러다 정말 날 떠나게 될지도 몰라.’
그래서 고민 끝에 강하나에게 모든 걸 밝히기로 한 것이었다.
그의 선택이 잘못된 것이라 비난해도, 그의 이미지가 바닥까지 떨어진다 해도 상관없었다.
어쩔 수 없었다고 불쌍한 척이라도 하며 그녀의 마음을 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어떻게든 내 옆에 잡아둬야 해. 하나는 일편단심이니까 절대 날 떠나지 않을 거야. 그러니까 오늘 무조건 만나야 해.’
하지만 오전, 점심, 오후, 저녁...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음에도 강하나는 나타나지 않았다.
문자에 전화까지 하며 애원해 보았지만 그녀에게서 돌아오는 건 똑같은 핑계뿐이었다.
“친구 곁에 있어 줘야 할 것 같아.”
다른 사람이라면 그러려니 넘어갈 수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박지헌에게 그녀의 반응은 꽤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그를 기다리게 한 적 없는 강하나다.
그의 전화 한 통이면 어디서 뭘 하든 다 내려놓고 달려오던 여자다.
그랬기에 박지헌은 강하나의 마음속에 그는 절대 대체할 수 없는 존재라고 자신해 왔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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