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9장
“에잇!”
강하나는 거칠게 고개를 저었다.
‘그게 뭐 중요한가. 일단 내 커리어부터 쌓아야 해. 유명해지고 부자가 되면 나도 다른 기업 대표들처럼 계속 애인 갈아치워야지. 다 늙은 영감들도 그렇게 하는데 젊고 예쁜 내가 못 할 게 뭐야.’
하지만 아무리 마음을 다잡아 봐도 우울감은 점점 더 그녀를 좀 먹었고 화장을 지우는 것조차 잊은 채 눈물 젖은 얼굴로 잠에 들었다.
이른 아침 눈을 뜬 그녀의 컨디션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주방으로 내려온 그녀가 유정희를 향해 말했다.
“아주머니, 저 커피 좀 내려주세요.”
그녀의 말에 유정희는 싱긋 미소 지었다.
“단 대표님은 참 자상하신 것 같아요. 그렇지 않아도 아침 일찍 내려오셔선 직접 원두까지 갈아가며 한 잔 내리셨어요. 대표님 책상 위에 있을 거예요.”
‘정우 씨가?’
고개를 돌려보니 식탁 앞에 앉아 있는 단정우의 모습이 보였다.
평소 그녀에게 보여줬던 친절한 모습과 달리 커피잔을 든 채 신문을 읽는 그의 모습은 차가운 무표정이었다.
무슨 기사를 보고 있는 건지 불쾌한 듯한 표정은 그녀가 처음 보는 차가움 얼굴이었다.
‘아니야. 이번이 처음이 아니야. 설마... 나한테 잘 보이려고 일부러 친절한 척하는 건가?’
이런 생각과 함께 빵 하나를 챙긴 강하나가 그에게로 다가갔다.
“정우 씨가 커피 내렸다면서요?”
“네.”
인기척에 그녀가 다가오고 있다는 건 진작 눈치챈 단정우였지만 그녀가 먼저 말을 건 뒤에야 신문을 내려놓은 그가 고개를 들었다.
“라테? 아니면 카푸치노? 어떤 걸로 할래요?”
“전 그런 건 너무 느끼해서. 블랙으로 부탁할게요.”
“네. 앉아 있어요.”
“고마워요.”
자연스레 고개를 끄덕이던 강하나가 홱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여기 내 집 아니에요?”
자연스러운 말투와 제스처는 마치 단정우가 이 집의 주인이고 그녀가 손님인 듯한 느낌을 주었다.
“빵도 내가 구운 거고 커피도 내가 내린 거예요.”
“빵도 정우 씨가 직접 만들었다고요?”
단정우의 말에 강하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니... 뭐 그렇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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