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5장
‘가식적인 인간... 박지헌이랑 똑같아...’
하지만 곧 이상한 점을 발견한 강하나가 물었다.
“지헌 씨가 바람을 피우는 게 재헌 씨랑 무슨 상관인데요? 왜 귀국한 거예요?”
그녀의 말에 눈썹을 치켜세우던 박재헌이 긴 손가락으로 그녀의 이마를 튕겨냈다.
“너 슬퍼하는 꼴 보려고. 박지헌이랑 영감 사이에서 힘들어하는 꼴 보려고 됐냐?”
“나쁜 자식...”
3년 전도 마찬가지였다.
그녀가 울 때마다 마치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마냥 빤히 그녀를 바라보다 쌤통이라는 듯 비웃고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대기도 했었다.
‘유치해... 유치해 죽겠어.’
“그럼 원하는 모습을 봐서 속이 시원하겠어요?”
“그럼. 그런데 그것보다... 네가 지헌이를 별로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을 때가 더 기뻤어.”
‘또 저 소리...’
“지헌 씨랑 이혼하게 됐지만 3년간 아무런 감정도 없었던 건 아니에요.”
“그래?”
하지만 박재헌의 표정은 여전히 여유로웠다.
“그 거짓말로 너 스스로까지 속였을진 모르지만 내 눈은 못 속여. 넌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배신당했을 때 그렇게 덤덤하게 나올 사람이 아니거든.”
그의 말에 강하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내가 뭘 어쨌는데요? 나 이제 23살이에요. 18살 어린 애가 아니라고요. 적어도 그때보단 더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게 당연한 거 아니에요?”
“아니. 아닐걸.”
박재헌은 자신만만하게 웃었다.
“차라리 지금 내가 다른 여자랑 같이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 그것보다는 더 흥분할 것 같은데.”
“착각도 그 정도면 병이에요. 지금 재헌 씨가 내 앞에서 다른 여자랑 키스를 하든 뭘 하든 난 아무렇지도 않아요.”
말을 마친 그때 조우재의 차량이 도착했다.
어딘가 긴장한 얼굴로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던 조우재가 말했다.
“하나 씨, 타시죠.”
‘뭐야? 저건 그 은발남이잖아? 머리 염색했네? 흐음, 더 멋있어졌잖아. 우리 대표님...’
홱 돌아선 강하나가 뒷좌석에 탑승하고 문을 닫으려던 그때, 손으로 차 문을 닫은 박재헌이 고개를 쑥 내밀곤 씩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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