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6화
“좋아, 네 말대로 할게.”
진수혁이 대답했다.
소유리는 의아한 표정으로 몸이 순간 굳어 버렸다.
예전에 서지수가 사과하러 왔을 때, 그녀가 아무리 설득해도 진수혁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서지수의 마음은 안중에도 없었고, 소채윤이 상처받았다는 사실만 중요했다. 그러나 지금은 너무나도 달랐다.
소채윤은 소유리의 표정만 봐도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원래는 착한 척하며 이미지 메이킹을 하려고 했는데, 뜻밖에도 진수혁이 정말 그녀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그다지 좋지 않았던 기분도 소유리가 변비에 걸린 듯한 얼굴을 하자 한결 시원해졌다.
“고마워, 수혁 씨.”
소유리가 억지로 웃었다.
“유리 문제를 소 대표님은 어떻게 해결하실 생각인가요?”
진수혁이 다시 본론을 꺼냈다.
“호적은 조금 어렵습니다. 우리 집 호주가 채윤이 엄마거든요.”
소태섭은 사생아 한 명 때문에 자신의 일을 망칠 수 없었다.
“제 아내가 유리를 집안으로 들일 리 없어요.”
진수혁의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 예상 밖의 대답이었다.
소태섭은 바로 덧붙였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최대한 빨리 절충안을 찾아보겠습니다.”
“네, 그럼 실례했습니다.”
진수혁은 무심히 대답한 뒤 소유리를 데리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떠나기 직전, 소유리는 일부러 미련 가득한 눈빛으로 마치 소채윤을 불쾌하게 하려는 듯 소태섭을 바라봤다.
“아빠, 저 한 번 안아 줄 수 있어요?”
소채윤의 입꼬리가 씰룩였다. 그녀의 눈빛은 분명히 말했다.
‘어디 한 번 안아 보든가.’
소태섭은 잠깐 침묵에 잠겼다.
“짝도 있는 애가 아버지랑 붙어 있으면 보기 안 좋아.”
무언의 압박을 느낀 소태섭이 급히 변명했다.
“누가 보면 오해할 거야.”
소유리는 반박하고 싶었지만 진수혁이 신경 쓰면 곤란해 입을 다물었다. 애초에 그녀와 소태섭은 오늘 처음 만났으니까.
이 틈을 타 소태섭이 말했다.
“진 대표님, 살펴 가세요.”
진수혁은 더 말하지 않고 그녀를 데리고 떠났다.
두 사람이 떠나자마자, 소태섭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소채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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