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화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
이혼 서류를 제출하고 최종 합의서를 받으러 올 날짜까지 확인한 뒤에야 우리는 법원에서 나올 수 있었다.
역시나 오연수가 진작에 와서 기다리고 있다가 조진우를 발견하자마자 빠르게 달려와 그에게 안겼다.
“선배!”
나는 두 사람을 보는 체도 하지 않고 그대로 돌아서 왔다.
그리고 내 아파트도, 부모님이 계시는 집도 아닌 도시의 맨 중심지로 향했다.
그렇다, 이제 내 사업을 시작하려 한다.
한성 그룹은 우리 학교 선배가 설립한 회사였다.
사실 졸업하자마자 창업하자고 제의했었는데 내가 한창 조진우한테 미쳐있을 때라 모조리 거절했다.
그러나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우리 두 사람이 이혼한다는 소문이 돌자마자 즉시 나에게 연락해 왔다.
“이제 좀 콩깍지가 벗겨졌나? 나랑 같이 열심히 회사를 꾸려갈 생각이 없어?”
장한성은 꾸밈이 없고 모든 게 확실한 사람이다.
회사 이름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여 나는 한 치의 고민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한성 그룹에 대해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최근 몇 년 동안 계속 승승장구하는 추세였고 비록 회사 규모는 그대로지만 순위는 이미 동종 업계의 선두 주자로 되었다.
조진우도 예전에 내 앞에서 한성 그룹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었다.
“다 같은 동아리였으면서 왜 저 사람은 업계의 대표가 되는데 너는 가정주부로밖에 못 되었을까?”
“뭐, 뭐야?”
사실 이 말이 날카롭게 나의 가슴을 후벼팠다.
무엇보다도 나는 저 말이 조준우의 입에서 나오게 될 줄은 상상치도 못했다.
예전에 나랑 조준우의 관계를 부러워하던 사람들도 많았는데 오늘날 이렇게 변한 게 괜히 씁쓸하기도 했다.
물론 이제 많은 걸 내려놓을 수 있었다.
이혼이라는 끝을 맺게 되니 역시나 예전의 일들이 머릿속에 많이 스쳐 지나갔다.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진작에 이혼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애초에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 넣었는지도 모른다.
사실 조준우는 나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사람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이 남자를 위해 내 모든 걸 다 바쳤다고 했지만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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