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여기 남겠다고? 그래, 알았어. 그럼 내가 나갈게.”
그녀가 걸음을 옮기자마자 현재현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네 절친 윤이영과 국내에 남아 있는 네 친구, 그리고 네 선생님까지... 만약 네가 또 내 눈앞에서 사라진다면 내가 그 사람들 발 디딜 곳 없게 만들 거야.”
강지수는 그대로 우뚝 멈춰 섰다.
“... 현재현. 넌 네가 비겁하다고 생각 안 해?!”
“나도 이러고 싶지 않아.”
분명 요리에 능숙한 현재현이었지만 보기 드물게 손을 베이고 말았다. 그는 피가 흐르는 손가락을 멍하니 보다가 말했다.
“하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잖아. 안 그래?”
강지수는 대답하지 않았다. 커다란 별장에는 정적이 흘렀다. 그는 빠르게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 식탁으로 내왔지만 입맛이 없었던 강지수는 그대로 방으로 올라가 자버렸다. 애초에 그와 얼굴을 마주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러나 현재현은 음식을 방까지 들고 왔다.
“피곤해? 그래도 뭐라도 먹고 자.”
강지수는 이불을 머리끝까지 끌어당겼다.
“나가.”
“알았어. 그럼 배가 고플 때 날 불러. 내가 다시 만들어 줄게.”
현재현은 들고 온 음식을 다시 가져갔다. 그러더니 다시 방으로 들어와 침대에 누웠다. 누워있는 강지수를 꽉 끌어안고 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손깍지까지 꼈다.
“지금 뭐 하는 거야! 이거 놔! 내 몸에 손대지 말라고!”
강지수는 있는 힘껏 버둥거렸다.
“자기야, 움직이지 마. 그냥 이렇게 안고 있게 해줘.”
그녀가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그는 더 꽉 끌어안으며 그녀의 어깨에 고개를 파묻고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7개월 만에 다시 느껴보는 아담한 그녀의 몸이었다. 지금 이 순간 그는 너무도 행복해 예전으로 돌아간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불안감이 휩쓸면서 그의 눈가가 붉어졌다.
“지수야, 보고 싶었어. 정말로.”
그의 말에 강지수는 버둥거리던 몸을 멈추었다. 갑자기 우울한 기분이 들었다. 그의 사랑 고백은 진심이었다. 분명 그녀를 너무도 사랑하고 있으면서 왜 바람을 피워 그간의 감정을 망쳐버린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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