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화
전화를 받은 뒤로 강지수는 더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욕실로 들어가 간단히 씻은 후 거실로 내려가자 이미 점심을 차려놓고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현재현이 보였다.
그녀가 겉옷을 챙겨 밖으로 나가려는 모습에 현재현은 자리에서 일어나 조심스럽게 물었다.
“지수야, 점심 다 차렸는데. 안 먹고 나가는 거야?”
“네 얼굴 보기만 해도 입맛이 사라지거든. 그래서 집에서는 안 먹을 거야. 굶어 죽을 일 있어?”
그녀의 말에 현재현은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럼... 저녁엔 일찍 들어와.”
강지수는 문을 쾅 닫고 나가버렸다. 현재현은 강지수가 아직도 자신에게 화가 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간의 정이 있었던지라 화가 풀리고 나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다만 아직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뿐이다. 그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아무리 힘들어도 버텨야 한다고 생각했다. 애초에 그가 자초한 일이었으니까.
별장에서 나온 강지수는 정말로 입맛이 없었고 짜증만 치밀었다. 예전에 윤이영이 남자친구와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기를 반복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녀는 이해하지 못했다. 사랑이 식으면 헤어지는 것이 맞고 사랑하면 다시 만나는 것이 맞지 않겠는가. 세상에 남자가 한 명뿐인 것도 아닌데 그 사람에게만 목을 매달아서 뭐 하겠는가 생각했었지만 이제야 이해가 갔다. 사랑에는 관성이 있다는 것을. 놓기로 해도 마음은 계속 끌려가고 그 여운은 심장을 옥죄며 끝내 아픔을 남긴다.
짜증스러운 기분을 안고 그녀는 이곳에서 제일 큰 클럽으로 들어가 홧김에 호스트를 열댓 명 불러들였다.
그중 한 명이 술을 입에 머금고 그녀에게 들이댔지만 강지수는 거절하지 않았다. 두 사람의 입술이 곧 닿으려던 때 쾅 소리가 나며 문이 열렸다. 들어온 사람이 호스트를 옆으로 밀쳐버렸다.
현진우는 싸늘한 얼굴로 소파에 앉아 있는 호스트들을 보며 말했다.
“다 꺼져.”
곧이어 그는 강지수를 보았다.
“네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는 알아?”
강지수는 소파에 기대어 술을 마셨다.
“알죠. 근데 현진우 씨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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