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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진나연의 웃음에 마음이 혼란스러워진 민도준은 급히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나연아! 나연아, 그러지 마! 네가 지금 마음 추스르기 어렵다는 거 알아. 일단 푹 쉬어, 내가 잘 돌봐줄 테니 아무 걱정하지 말고. 내가 다 보상할게...” 웃음을 멈추고 민도준의 손을 밀쳐낸 진나연은 다시금 아무런 감정이 없는 눈빛으로 돌아왔다. 진나연은 더 이상 민도준을 보려고 하지도, 말하려고 하지도 않았다. 이런 진나연의 모습에 민도준은 마음속에 무력감과 알 수 없는 공포가 밀려왔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곁을 지켰다. 진나연의 마음은 이미 출소를 앞둔 동생 곁으로 가 있었다. 민도준 곁을 떠나는 그날이 빨리, 더 빨리 오기를 바랄 뿐이었다. 이른 아침, 민도준이 그녀에게 말했다. “나연아, 항소 기간이 지났으니 사건은 완전히 마무리됐어. 나우도... 오늘 나올 거야. 우리 가서 나우 데리고 집에 가자.” 얼음장 같던 진나연은 눈이 마침내 생기를 띄더니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솟구쳐 나왔다. 진나연이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본 민도준은 마음이 무너져 내려 부드럽게 그녀의 뺨에 맺힌 눈물을 닦아주었다. “울지 마, 괜찮아, 다 지나갔어.” 감옥으로 가는 길에 민도준은 운전을 하면서 진나연에게 말했다. “나연아, 그동안 네가 많이 억울했다는 거 알아. 수아도 정말... 너무 심했지. 걱정하지 마, 앞으로 절대 수아와 안 만날게. 나우를 데리고 온 다음 우리 지난 일들 다 잊고 새롭게 시작하자, 응?” 민도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전화벨이 때아닌 시간에 울렸다. 화면에 뜬 이름은 바로 ‘심수아’였다. 눈살을 찌푸린 민도준은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전화를 받았다. 전화기 너머로 심수아가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지만 민도준의 표정이 살짝 변했다. 전화를 끊은 후 민도준은 살짝 미안한 표정으로 진나연에게 말했다. “나연아, 수아 쪽에 급한 일이 생겨서 바로 가서 처리해야 할 것 같아. 하지만 하나는 확실히 약속할게, 오늘 마지막이야! 오늘은 네가 택시 타고 나우를 데리러 가, 응? 내가 다 처리하고 곧바로 너희를 찾아갈 테니!”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진나연은 조용히 안전벨트를 푼 뒤 차 문을 열고 내렸다. 민도준은 침묵하는 진나연의 모습에 입을 벌렸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가속 페달을 밟고 방향을 틀어 심수아가 있는 곳으로 급히 달려갔다. 길가에 서서 익숙한 차가 차량 흐름 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바라보는 진나연은 얼굴에 아무런 표정도 없었다. 택시를 잡아 세우고 감옥의 주소를 말했다. 감옥 문 앞에 도착한 뒤 진나연은 마침내 많이 수척해진 동생 진나우를 보았다. “누나!” 진나우는 진나연을 보자마자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달려와 그녀를 꼭 끌어안고 목이 멘 목소리로 말했다. “누나! 누나는 괜찮아? 우리... 우리는 심수아와 민도준을 이길 수 없어, 누나... 민도준과 헤어지면 안 돼? 우리 여기서 떠나자!” 동생을 껴안은 진나연은 다시 찾은 가족애를 느끼며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동생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단호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우야, 걱정하지 마, 나 이미 민도준과 이혼했어.” 그러고는 항상 가지고 다니던 가방에서 비행기 표 두 장을 꺼냈다. “봐, 비행기 표를 끊었어, 우리 오늘 떠나자.” 순간 멍해진 진나우는 약간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민도준이 누나를 그렇게 사랑하는데... 절대 그렇게 쉽게 보내지 않을 거야, 만약 우리를 찾아온다면...” 고개를 저은 진나연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말했다. “걱정하지 마. 내가 사람을 통해 우리 둘의 모든 신원 정보를 몰래 삭제하라고 했어. 민도준이 아무리 능력이 있다고 해도 이 넓은 세상에서 존재하지 않는 두 사람을 찾는 건 그렇게 쉽지 않을 거야.” 여기까지 말한 뒤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눈빛에 강한 증오를 드러냈다. “하지만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할 일이 있어.” “무슨 일?” “심수아가 엄마를 죽였어, 반드시 처벌을 받아야 해!” 진나연이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민도준이 법을 갖고 놀면서 항소를 막으려 한다면 대중의 심판을 받게 할 수밖에 없겠지!” 그러더니 손을 들어 목에 걸린 평범해 보이는 크리스털 목걸이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이 목걸이는 요즘 내가 계속 차고 다니는 건데 안에는 초소형 카메라가 있어. 심수아가 나를 생매장하고 내 눈을 빼앗고 병원 밖에서 나를 어떻게 놀리고 학대했는지 모두 선명하게 촬영되어 있어!” 그러고는 결연한 눈빛으로 동생을 바라봤다. “비록 심씨 가문의 권력과 재산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다 해도 이 모든 것을 세상에 공개할 거야! 궁금하네, 이 엄청난 여론 앞에서 가족들이 이 악마를 지킬 수 있을지를!” 누나의 눈에서 내비치는 전에 없던 단호함을 본 진나우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남매는 망설임 없이 곧바로 시내 중심가에서 가장 높고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LED 스크린 관리 사무실을 찾았다. 진나연은 이전에 준비해 둔 몇 가지 수단과 말로 직원들을 설득하여 목걸이에 저장된 영상을 요청대로 방영하게 했다. 심수아의 악독한 얼굴, 그녀를 생매장한 잔인함, 실명된 그녀를 놀리는 오만함이 모두 고화질의 거대한 스크린에 띄워져 북적이는 사람들 앞에 드러났을 때... 시내 중심가는 순식간에 발칵 뒤집혔다. 비명 소리, 욕설 소리, 사진과 영상을 찍는 셔터 소리가 순식간에 강력한 화산처럼 하늘 높이 치솟았다. 진나연은 그들이 얼마나 큰 혼란을 겪는지 돌아보지 않았다. 그저 동생의 손을 잡고 단호하게 몸을 돌려 택시를 잡아 세운 뒤 곧장 공항으로 향했다. 창밖으로 점점 작아지는 도시를 바라보며 동생의 손을 꼭 잡고 마음속에 일말의 미련도 없이 오직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결연함만 가득했다. 민도준, 심수아, 이 도시의 모든 것은 그녀와 더 이상 아무런 관계도 없었다. 진나연의 복수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들이 치러야 할 대가는 아직도 많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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