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화
민도준은 거의 폭주하듯 심수아가 있는 병원의 VIP 병실로 달려갔다.
이른바 급한 일이란 민도준이 진나우를 데리러 간다는 소식을 들은 심수아가 불만을 품고 일부러 간호사가 가져온 약 접시를 엎어버린 것이다. 그러면서 심장이 빨리 뛰고 호흡 곤란이 왔다고 호소해 민도준더러 당장 와서 달래달라고 주장했다.
민도준은 인내심 있게 심수아를 타일렀다. 상당한 시간을 들여 울며 불평을 늘어놓는 심수아를 겨우 진정시킨 뒤 잠들게 했다.
창밖의 하늘은 이미 완전히 어두워진 상태, 미간을 문지르며 마음속 그 묘한 초조함과 희미한 불안감을 억누르고 집 방향으로 차를 몰았다.
가는 길 내내 진나연에게 이번 약속을 어긴 것을 어떻게 설명할지 고민했고 심지어 진나우를 데리고 돌아온 후에는 반드시 그들 남매를 잘 보상하겠다는 말까지 미리 준비해 두었다.
차가 별장 지역에 들어서자 주변은 이상할 정도로 고요했다.
차를 세우고 집 문을 열었지만 그를 맞이하는 것은 예상했던 따뜻한 불빛도 진나연이 기다리고 있는 모습도 아닌 칠흑 같은 어둠과 얼음장 같은 차가운 공기였다.
공기 중에 남아 있던 평소 진나연이 즐겨 사용하던 은은한 향수 냄새마저 사라져 버렸고 비어 있는 집 특유의 먼지 냄새와 쓸쓸함만이 남아 있었다.
“나연아?”
조심스럽게 진나연의 이름을 불렀지만 텅 빈 거실에는 희미한 메아리만 들렸다.
아무도 대답하지 않자 불길한 예감이 차가운 독사처럼 민도준의 심장을 휘감았다.
집안을 뛰어다니며 거실의 모든 불을 켰다. 눈 부신 빛이 어둠을 몰아내고 눈앞의 광경을 마주한 순간...
지나치게 깨끗한 거실은... 그야말로 텅 비어 있다고 하는 게 더 적합했다.
평소 소파 팔걸이에 무심코 놓아두던 진나연이 자주 덮던 담요가 사라졌고 탁자 위에 그녀가 좋아하던 법률 잡지도 사라졌으며 현관에 그녀가 자주 신던 슬리퍼 몇 켤레도 없었다. 그저 민도준의 슬리퍼만 몇 켤레 외로이 남아 있었다.
순간 마음이 무겁게 가라앉은 민도준은 미친 듯이 2층으로 달려 올라가 안방 문을 열어젖혔다.
활짝 열려 있는 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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