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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봉황 왕관은 금고에 있었고 오직 강유나의 홍채만이 그 금고를 열 수 있었다. 봉황 왕관을 꺼낸 그녀는 유리로 만든 꽃잎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심서원이 봉황 왕관을 선물했을 때 강유나는 평생의 안식처를 찾았다 생각했고 그의 품에 안겨 행복에 겨워 울었다. 하지만 다시 환생하지 않았다면 그녀는 그의 부드러운 얼굴 뒤에 숨은 냉혹함을 결코 보지 못했을 것이다. 이미 마음이 죽어버린 그녀에게 이 봉황 왕관 또한 더는 의미가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하시안에게 줄 생각은 더더욱 없었다. 강유나는 눈을 내리깔며 마음속 생각을 숨긴 채 봉황 왕관을 들고 아래로 내려갔다. 하시안이 성급하게 손을 뻗어 가지려는 바로 그 순간 강유나는 팔을 번쩍 올려 봉황 왕관을 바닥에 내리꽂았다. 진주로 엮인 왕관은 한 알 한 알 끊어졌고 유리로 만든 꽃잎은 산산이 부서졌다. 얼이 빠져 멍하니 서 있는 하시안을 바라보며 강유나는 담담한 목소리로 비웃듯 말했다. “감히 너 따위가 이 왕관을 욕심내?” 심서원과 심서진의 얼굴이 동시에 굳어졌다. 잠시 넋 나간 듯 서 있던 하시안은 금세 눈가가 붉게 젖었다. “언니, 주기 싫으면 그냥 말하면 되잖아요... 왜 이렇게 망가뜨려요? 이건 서원 오빠가 언니에게 준 건데 미안하지도 않아요?” 하시안의 눈물에 젖은 얼굴을 본 심서원의 미간에 짙은 분노가 번졌다. “유나야, 이건 너무했어. 가문 규정대로라면 가문의 보물을 훼손했으니 오십 대의 채찍을 맞아야 해. 형이 보는 앞에서 내가 너를 봐줄 수도 없잖아?” 흔들림 없이 평온한 목소리로 강유나가 말했다. “상관없으니까 때려.” 그녀 눈동자의 죽은 듯한 적막을 본 심서원의 마음 한쪽에서 알 수 없는 초조함이 일었지만 그는 경호원에게 냉정하게 명령했다. 차가운 채찍이 매서운 바람을 가르며 내려왔다. 강유나의 몸이 순간 굳어졌고 작은 비명이 목구멍에서 새어 나오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삼켜냈다. 채찍질 소리는 저택 안에 집요하게 울려 퍼졌고 오십 대가 끝난 뒤에야 멈췄다. 강유나는 바닥에 쓰러졌다. 등에는 채찍 자국이 뒤엉켜 있었고 흘러나온 피는 카펫을 거의 붉게 적셨다. 하지만 그 모든 순간에 그녀는 한 번도 비명을 지르지 않았고 한 번도 살려달라고 애원하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본 심서원의 가슴속 알 수 없는 불편함은 더욱 짙어졌다. 그는 결국 그녀를 안아 방으로 데려가고 주치의를 불러 치료하게 했다. “유나야, 오해하지 마. 형 앞이라 어쩔 수 없었어. 내가 사사로이 감싸줄 수는 없잖아.” 강유나는 묻고 싶었다. ‘정말로 가문 규정 때문에 봐줄 수 없었던 건지 아니면 하시안 때문에 화풀이하고 싶었던 건지.’ 그러나 이미 아무 의미도 없음을 느끼고 결국 물어보지 않았다. 그 후 사흘 동안, 심서원은 강유나 곁을 지켰다. 그러다 어느 아침, 강유나 눈에 안약을 떨어뜨려 주며 말했다. “회사에 잠깐 다녀올게. 병원 재검사는 혼자 가도 되지?” 강유나는 경호원과 함께 차에 올랐지만 중간에서 납치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세 명의 외모부터 음침한 남자들이 그녀를 어딘지 모를 방안에 가뒀다. 문이 닫히자마자 그들은 짐승 같은 웃음을 지으며 그녀의 옷을 찢기 시작했다. 강유나는 공포에 질려 필사적으로 외쳤다. “그만해요! 뭐 하는 짓이에요! 나를 놔줘요!” 남자들은 헛웃음을 터뜨렸다. “강유나, 걱정하지 마. 그냥 연기 좀 하는 거고 진짜로 건드리진 않아. 우리도 빨리 사진 찍어서 돈만 받으면 끝이거든. 어쩔 수 없어. 당신이 심서진의 여자를 건드리고 영상까지 뿌렸잖아? 이 정도는 당연히 벌받아야지. 그렇게 영상 찍는 걸 좋아한다니 네 속은 얼마나 더 문란할까? 우리와 좀 놀아준다고 달라질 것도 없잖아?” 강유나는 미친 듯이 도망치려 했지만 머리채를 잡혀 끌려왔다. 남자들은 그녀를 짓눌러 옷을 찢어발기고 온갖 모욕적인 자세를 강요하며 사진을 찍었다. 그 세 시간 동안 강유나는 수십 번 저항하며 발로 차고 때리고 할퀴어도 소용없었다. 세 시간이 지나서야 그 지옥 같은 모욕은 끝났다. 남자 셋은 느긋하게 떠났고 강유나는 바닥에 버려진 천 조각을 주워 몸을 감싸며 결국 무너져 울음을 터뜨렸다. 눈물에 번진 시야 속에서 문이 벌컥 열리며 심서원이 성큼 들어와 그녀를 안아 들었다. 그의 눈동자에는 비웃음이 스쳤지만 목소리는 기묘하게도 다정했다. “유나야, 무서웠지? 얼른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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