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화
a국의 한 병원.
중환자실에서 윤이슬은 꽃병에 새로 산 꽃을 꽂고 있었다.
허지현이 가장 좋아하는 안개꽃이었다.
병상 옆에는 윤이슬이 a국으로 직접 모셔 온 허훈과 김연희가 앉아 있었다.
두 사람의 얼굴은 여전히 지쳐 있었지만 국내에 있을 때보다 훨씬 나아 보였다.
윤이슬은 준비해 온 아침을 작은 테이블에 올려두고 다정하게 말했다.
“삼촌, 이모, 조금이라도 드세요. 의사 말로는 지현이 상태가 많이 좋아졌대요. 조금만 더 회복되면 깨어날 수 있을 거라고 했어요.”
기쁜 소식에 두 사람은 결국 참아오던 눈물을 터뜨렸다.
김연희는 그렁그렁한 눈으로 윤이슬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슬아, 다 네 덕분이야. 아니었으면 우린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어.”
그날의 참혹한 장면이 문득 떠올라 윤이슬의 눈가도 금세 붉어졌다.
이번 사고가 자신 때문에 벌어졌다고 생각할수록 마음이 더 무거웠다.
하지만 허지현과 부모님은 한 번도 그녀를 탓하지 않았다.
여러 차례 수술을 받는 동안 허지현이 잠깐 의식을 회복한 적도 있었다.
그때 지현이 첫마디로 말을 뱉었었다.
“이슬아, 울지 마. 나 안 아파.”
그걸 떠올리자 윤이슬의 눈물은 참을 수 없이 쏟아졌다.
그 모습을 보던 김연희도 결국 다시 눈물을 훔쳤다.
슬픔으로 가득 찬 병실 분위기를 깨뜨린 건 윤이슬의 휴대폰 벨 소리였다.
박민준이었다.
윤이슬은 발신자 이름을 잠시 바라보다가 결국 전화기를 들고 발코니로 나가 전화받았다.
“무슨 일이에요?”
차갑고 단정한 목소리였다.
전화기 너머의 박민준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윤이슬이 끊으려는 순간 그는 겨우 목소리를 냈다.
“미안해, 이슬아. 성준이... 계속 널 찾고 있어. 네 위치도 거의 알아낸 것 같아. 아마 곧 너한테 갈 거야. 너... 조심해.”
윤이슬은 놀라지 않았다.
배성준의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집착이 강하고 자존심도 유난히 센 사람이었다.
그리고 자신이 그를 속였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분명 가만둘 리 없었다.
하지만 박민준의 다음 말은 예상 밖이었다.
“성준이는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