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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조용히 조사를 마치고 나온 배성준은 휴대폰 화면에 찍힌 수십 통의 부재중 전화를 보며 눈빛에 짙은 초조와 분노가 일었다. 윤이슬이 어디로 간 건지도 모르고 왜 아무 설명 없이 사라져버린 건지도 그는 알 수 없었다. 분명 그전에는 윤이슬을 망가뜨릴 생각까지 있었던 그였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녀가 그의 마음 깊숙이 자리 잡고 있었다는 사실을 이제야 뼈저리게 깨달았다. 만약 윤희정이 임신했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면 오늘 결혼식은 그대로 진행됐을 것이다. 그는 윤이슬과 부부가 되어 남은 삶을 평온하게 함께했을지도 몰랐다. 잔잔히 떨어지는 빗방울을 바라보며 그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졌다. 경찰의 말이 사실이라면 윤희정의 어머니는 백혈병이 아니었다는 게 진실이라면 그동안 윤희정이 했던 말들 역시 모두 거짓이라는 뜻이었다. 그 모든 것이 거짓이라면 자신이 윤이슬을 상처 입힐 이유조차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 윤희정의 어머니는 주범이었고 그도 그저 또 다른 가해자였다. 그 사실이 머릿속을 스치자 배성준은 절망에 휘청였다. 손바닥마저 땀으로 젖었다. 더는 기다릴 수 없었고 급히 비서를 불러 지난 한 달간 있었던 일들을 다시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작은 부분 하나라도 빠지면 안 돼. 사실 그대로 다 찾아와.” 비서는 즉시 움직였다. 그때, 병원에서 걸려 온 전화였다. 윤희정이 깨어났다는 소식이었다. 배성준은 딸과 그녀의 뱃속 아이를 생각하며 복잡한 마음을 누그러뜨렸다. 아이는 죄가 없었다. 그러나 그의 머릿속에 또 하나의 아이가 떠올랐다. 윤이슬의 배 속에서 태어나지도 못한 그 아이다. 처음 윤이슬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들었을 때 배성준도 기뻤었다. 하지만 윤희정은 말했다. 윤이슬이 유학 시절 방탕한 파티에 자주 드나들어 임신했고 그러다 병까지 옮아 치료는 했지만 다시는 아이를 가질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그 말에 배성준은 분노했고 윤이슬에게 속았다고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납치범들에게 그녀의 배를 집중적으로 공략해서 다치게 하라고 지시했었다. 그런데 윤이슬은 정말로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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