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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연회장은 숨죽인 듯한 정적에 휩싸였다. 모든 사람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얼어붙었고 특히 윤희정 일가족은 충격으로 멍해 있었다. 경찰에게 지목된 허정연은 더 말문이 막혔다. 잘 관리된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지고 그녀는 멍하니 서서 드레스를 꽉 움켜쥐었다. 옆에 있는 윤병건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바라보며 정성 들여 손질한 머리도 흐트러졌다. 이마에는 식은땀이 흐르고 그는 허정연을 똑바로 바라보며 쉰 목소리로 외쳤다. “당신이 그때 내게 한 말은 사고라고 했잖아! 이 잔인한 여자야. 난 단지 윤이슬을 보내 달라고 한 것뿐이지 죽이라고 한 적 없어!” 윤병건에게 한 소리 들은 허정연도 정신을 차리고 평소의 부드러운 모습은 사라진 채 본능적으로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소리쳤다. “그럼 나더러 어쩌라고요? 그 늙은 인간이 회사 지분 50%를 돈 없는 윤이슬에게 남겼다고요! 내가 이렇게 오랜 세월 당신 곁에 있었는데 이름도 없고 지위도 없는 어린 소녀 하나한테조차 지다니요...” 분노한 윤병건이 그녀의 뺨을 세게 내리쳤다. “바보야!” 한대 맞은 허정연은 정신이 돌아오자 자신이 방금 뭐라고 말했는지 깨닫고 표정을 금세 바꿨다. 눈가가 급히 붉어지고 눈물이 쏟아졌다. 그녀는 다시 약한 척하며 무릎을 꿇고 흐느꼈다. “아니에요... 여보, 제가 윤이슬을 싫어하긴 하지만 이 모든 게 제 잘못이 아니에요. 누군가가 저를 협박했어요...” 허정연은 두려움을 참고 딸 윤희정에게 눈짓을 보내자 그녀도 재빨리 무릎을 꿇고 그녀를 도왔다. “아빠, 엄마랑 이렇게 오래 살았으면서 아직도 엄마를 몰라요? 엄마는 평소에 닭 한 마리도 제대로 못 죽이는 사람인데 어떻게 언니를 죽일 수 있겠어요? 분명 오해가 있는 거예요. 게다가 오늘은 원래 언니와 성준 오빠의 결혼식 날인데 왜 언니는 안 왔고 경찰이 왔죠? 그리고 엄마가 보육원에 불을 질렀다는 건 누가 신고한 거예요? 왜 엄마에게 그 모든 걸 뒤집어씌우려 하죠?” 윤희정은 눈물로 범벅이 되어 순수하게 억울함을 호소했다. 한편, 원래 충격과 절망에 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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