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화
구시헌은 거실 소파에 기댄 채 긴 다리를 꼬고 앉아 있었다.
입가에는 웃는 듯 아닌 듯한 냉소가 어려있었다.
염미주는 숨을 들이켜며 이내 억지 미소로 다정하게 말했다.
“어떻게 놀라겠어요, 시헌 오빠. 그냥 좀 당황했을 뿐이에요.”
그러면서 아무렇지 않은 척 장미숙에게 다가가 일상적인 이야기를 몇 마디 건넸다.
그러나 장미숙은 말을 더듬었고 시선은 계속 바닥을 향했다.
구시헌은 그런 모습을 비웃듯 바라보고 있었다. 냉담하고 조롱 섞인 표정이었다.
염미주는 몰래 구시헌의 표정을 살폈다. 그가 얼마나 차갑게 굳었는지를 보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시헌 오빠, 혹시 기분 안 좋아요? 저랑 같이 바람 쐬러 나갈래요?”
그 순간 구시헌은 태블릿을 들고 그녀 앞으로 그대로 던졌다.
“그만해. 나는 이미 다 알고 있어.”
얼어붙은 손으로 염미주는 화면을 내려봤다.
순간 두피가 찌릿해질 만큼 소름이 돋았다.
“이거 어디서 난 거예요? 이건 조작이에요, 누가 일부러 저를 모함하려고... 언니예요! 분명 언니가 그런 거예요. 시헌 오빠, 제발 믿어줘요! 저는 정말 아무 잘못도 없어요. 언니가 화가 나서 일부러 그런 거예요.”
“증거가 이렇게 확실한데도 변명해?”
구시헌의 냉소는 뼛속을 얼릴 만큼 차가웠다.
염미주의 무릎이 힘없이 꺾였다.
“저는 정말로 사실대로 말한 거예요, 믿어줘요, 시헌 오빠.”
“그렇게 부르지 마. 역겨우니까.”
구시헌의 목소리는 지옥에서 기어 나온 악마처럼 차가웠다.
“내가 이전에 한씨 가문 그 망나니 때문에 네 편 좀 들어주려고 했던 거 기억나? 웃기지 마. 그 사람은 진작에 네 속물근성을 다 알아채고 해외로 나가버렸어. 너는 처음부터 끝까지 거짓말뿐이었어. 임신도 전부.”
그는 벌떡 일어나 염미주의 턱을 거칠게 움켜쥐었다.
“대체 무슨 배짱으로 나를 가지고 논 거야, 응?”
힘이 너무 강해서 염미주는 턱뼈가 부서질 것 같은 통증에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잘못했어요, 제가 정말 사랑해서 놓치기 싫어서 그 순간 정신이 잠깐 나갔어요. 다신 안 그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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