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6화
서현우는 임채은과 최명희가 서로 맞장구치며 떠드는 걸 볼 마음조차 없었다.
연예계에 오래 있다 보면 직업병이 생기기 마련이다.
배우 출신인 임채은은 무슨 표정을 지어도 연기하는 티가 점점 더 뚜렷하게 드러났다.
그게 서현우 눈에는 지겨웠고 짜증 났으며 더 이상 상대할 인내심조차 사라지게 했다.
“이안이 데리러 가야겠어.”
그는 짧은 한마디를 끝으로 몸을 돌리고는 주차장으로 향했다.
“저도 같이 갈래요.”
임채은이 뒤를 따르려는 순간, 서현우가 멈춰 섰다.
그는 옆으로 고개를 돌렸고 눈빛에서 뿜어져 나오는 싸늘한 기운은 임채은을 확 덮쳤다.
“꺼져.”
단 한 마디에 그녀는 연신 뒷걸음질을 하며 하얗게 질려버렸다.
서현우가 화를 내는 모습, 눈빛은 평소보다 더욱 날카롭고 말투는 냉랭해 누가 봐도 두려울 정도였다.
어느새 식은땀이 줄줄 흘러 온몸을 흠뻑 적셨다.
임채은이 정신을 차렸을 땐, 남자는 이미 차에 올라 시동을 걸고 사라지고 있었다.
그 자리에 남은 서경수는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두 사람의 모습을 지켜봤다.
곧, 옆에 있던 최명희는 멍해 있는 임채은에게 다가와 그녀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채은아, 너무 무서워하지 마라. 이 할미가 네 편이 되어 주마.”
임채은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힘겹게 대답했다.
“고마워요, 할머니.”
그녀의 눈물은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듯 가득 맺혀있었다.
...
“엄마, 배 안 고파요?”
대본을 보고 있는 윤소율의 어깨 위로 서이안이 얼굴을 내밀며 방긋 웃었다.
“이안이 배고파?”
그녀는 아이의 볼을 살짝 꼬집으며 되물었다.
“조금 고파요.”
“그럼 엄마가 배달시켜 줄게.”
그 말에 서이안의 안색이 살짝 어두워졌다.
“엄마는 밥할 줄 몰라요?”
서이안은 잘 알고 있다.
엄마인 윤소율이 내일 오디션 준비로 대본을 봐야 해서 너무 바쁘다는걸.
그럼에도 작은 기대가 있었고 윤소율이 직접 해 준 밥을 먹고 싶다는 소원이 있었다.
‘엄마가 해 준 밥은 분명히 맛있을 거야.’
실망하는 것 같은 아이의 모습을 본 윤소율은 흔들렸다.
아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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