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7화
윤소율이 드라마에 출연한다는 것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일이었다. 몇몇 투자자들이 임씨 집안과 좋은 관계가 아니었다면 이 드라마는 임채은만을 위해 맞춤 제작되었을 터였다. 그들은 지금 당장이라도 결정을 내렸을 것이다.
특히 투자자 중 오창하라는 사람은 윤소율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침이라도 흘릴 듯 탐욕스러운 눈빛을 지었다.
‘이 여자는 정말 절세미인이로군.’
그는 속으로 그녀를 갈망하며 생각했다.
이봉화가 웃으며 말했다.
“윤소율 씨, 준비됐어요?”
윤소율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옆에 있던 오창하가 갑자기 끼어들었다.
“내 생각엔 대본 리딩은 할 필요가 없어요. 봐요, 이 사람이 딱 들어오는 순간 살아있는 ‘옥연’ 그 자체잖아요!”
이봉화는 복잡한 표정으로 오창하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럼 오 대표님의 뜻은...”
“글쎄, 이 대본 속 옥연 공주가 춤을 출 줄 안다고 들었는데 말이죠.”
이봉화의 얼굴에 난감한 기색이 역력했다.
윤소율은 속으로 차갑게 웃었다.
오창하가 대본을 전혀 읽어보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옥연은 공주였다.
이 시대에 노래, 춤, 악기 연주 같은 재주는 기생이나 광대들이나 배우는 오락거리일 뿐, 정식 가문에서 태어나 자란 아가씨라면, 특히 황실 공주라면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윤소율이 웃으며 말했다.
“옥연 공주는 춤을 추지 않아요.”
“그럼 옥연 공주가 춤을 추지 않으면 윤소율 씨는 출 줄 알아요? 우리한테 한 곡 보여주죠?”
오창하가 재빨리 말을 돌렸다.
윤소율은 오창하가 자신을 일부러 괴롭히려는 건지 아니면 다른 무슨 속셈이 있는 건지 헷갈렸다.
하지만 그 남자가 수시로 내비치는 음흉한 눈빛으로 보아 오창하가 자신에게 좋은 의도를 품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윤소율이 다시 말했다.
“옥연 공주는 춤을 추지 않아요.”
오창하는 개의치 않고 말했다.
“춤을 못 추면 추가할 수 있지 않겠어요? 공주가 춤이라도 출 줄 알면 관객들이 더 좋아할 텐데 말이죠.”
윤소율이 말했다.
“하지만 춤은 기생이나 광대들이나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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