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1화
창밖에서는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윤소율은 욕조에 뜨거운 물을 받아놓고 안으로 들어갔다. 따뜻한 물에 온몸을 맡기며 한동안 편하게 목욕을 즐겼다.
목욕을 마친 윤소율은 포근한 샤워가운을 걸친 채, 방에서 나와 창가에 섰다. 밖에서는 여전히 억수 같은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다.
때때로는 번개가 한 번 번쩍이더니 무시무시한 천둥소리가 뒤따랐다.
네온 불빛 사이로, 한 줄기의 번개가 랜드마크 건물을 가르며 하늘 위에서 흩뿌려졌다. 순간, 밤하늘이 대낮처럼 환하게 밝아지더니 윤소율의 창백한 얼굴을 비추었다.
윤소율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휴대폰을 집어 들더니 기남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는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연결되었다.
“집에는 들어갔어?”
“응, 들어왔어.”
윤소율이 물었다.
“그럼... 서현우는?”
“나보다 먼저 갔어.”
기남준은 피식 웃으며 덧붙였다.
“소율아, 너도 참 못됐다. 네가 못 감당하는 사람을 나한테 떠넘겨?”
윤소율이 다급히 물었다.
“혹시 뭐, 물어보거나 하진 않았어?”
“물어봤지.”
윤소율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다.
“뭐라고 물어봤는데?”
기남준은 가볍게 비웃음을 흘리며 대답했다.
“윤서린이 정말 죽었냐고 물어보더라. 네가 진짜 윤소율인지, 아니면 윤서린인지.”
그 말에 윤소율은 심장이 순식간에 싸늘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서현우가 드디어 그녀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윤소율은 서현우에게 정체가 들통나는 게 딱히 두렵지는 않았다. 하지만 정말 그 순간이 온다면 곤란해지는 일이 너무 많았다.
“넌 그 아이한테 마음을 너무 많이 줬어. 서현우는 원래 변덕스럽게 집착과 의심이 디폴트인 사람이니까, 자기가 5년 동안 너한테 속았었다는 걸 알게 되면... 어떻게 될까?”
기남준이 낮게 읊조렸다.
“아마 화가 나서 미쳐버리려고 할걸.”
윤소율은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며 미간을 구겼다.
“나도 알아.”
사람은 뭐든 감정이 앞서면 일을 그르치는 법이었다.
하지만 윤소율은 서이안에 대한 사랑과 걱정을 접을 수 없었다.
“그러니까 되도록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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