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6화
최세리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윤소율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난 괜찮아...”
현관 안으로 들어서던 윤소율은 방금 최세리가 물었던 말을 뒤늦게 떠올리더니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어색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옷... 아, 옷 말이구나... 어디에다 뒀는지 깜빡했어.”
최세리는 미간을 구기며 더 이상 추궁하지 못했다.
“지금은 옷 걱정 할 때가 아니잖아! 너 진짜 괜찮은 거 맞아? 아직도 춥진 않고?”
걱정스러운 얼굴로 다가온 최세리가 윤소율의 손목을 꽉 잡았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얼음장처럼 차갑던 몸이 이미 정상으로 돌아와 있었다.
최세리는 깜짝 놀라 의심 섞인 눈빛으로 윤소율을 바라보았다.
“정말 안 추워?”
윤소율은 멍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아... 안 추워.”
윤소율은 미간을 손끝으로 꾹 눌러 보았다. 뭔가 머리가 둔해진 것 같은 기분에 겨우 입술을 떼어 최세리에게 말했다.
“나... 샤워 좀 하고 올게. 땀을 너무 많이 흘려서 몸이 조금 뜨거워.”
“알겠어. 아직 시간 있으니까 천천히 씻어. 옷은 내가 챙겨줄게. 그리고... 메이크업 테스트 일정은 내가 조금 더 미뤄놨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최세리가 옆에서 이런저런 잔소리를 늘어놓았지만 윤소율의 귀에는 한 마디도 들어오지 않았다.
머릿속이 뿌옇게 멍해져서 최세리가 무슨 말을 하는지 도무지 따라갈 수 없었다.
윤소율은 욕실 문을 닫고 들어가 욕조에 물을 받고는 그 안에 몸을 담갔다.
옷을 벗고 따뜻한 물 속에 몸을 뉘이자, 그제야 참고 있던 한숨이 새어 나왔다.
정말이지 최악이었다.
마치 자신의 몸이 서현우에게 조종당하는 것 같았다.
윤소율은 손끝으로 목덜미에 새겨진 주혈문신을 천천히 어루만져 보았다.
‘이 문신이 정말 음양 주술이라는 건가?’
원래 같았다면 윤소율은 절대 그런 미신 따위를 믿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목격한 적이 있었다.
한 여배우가 잡귀를 모신다는 소문을 가진 다른 여배우를 건드렸다가 마치 저주에 걸려버린 듯, 몇 달 만에 정신병에 걸려버렸다.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