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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6화

기남준은 눈앞으로 달려드는 경호원의 얼굴에 경찰봉을 내리쳤다. 쾅! 망설임이라곤 없는 잔혹한 일격이었다. 격렬한 움직임에 구겨진 수트는 기남준의 광기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남자는 힘든 기색 하나 없이 연이어 장정 몇 명을 쓰러뜨렸다. 대충 주위를 정리한 기남준이 피 묻은 경찰봉을 입에 물고 고가의 재킷을 바닥에 벗어던졌다. 다시 봉을 움켜쥔 남자의 몸짓은 더는 인간이라 형용할 수 없는 것이었다. 가구며 의자, 소파, 테이블, 기남준의 손이 닿는 것마다 모조리 파괴되었다. 전쟁터를 연상시키는 장면이었다. 고가의 도자 화병이 바닥에 흩어지고 억대의 크리스털 샹들리에가 머리 위에서 추락했다. 천장 장식이 곤두박질치며 굉음을 만들어 냈다. 순식간에 암흑에 잠긴 거실. 그 속을 가른 것은 뼈가 부러지는 둔탁한 소리와 유리, 도자기의 파열음뿐이었다. 어둠 속의 기남준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죽음을 연상시키게 했다. 그의 발길이 닿는 곳마다 피가 번졌고 손이 스치는 곳마다 파괴가 뒤따랐다. 10분도 지나지 않아 모든 경호원이 바닥에 쓰러졌다. 신음조차 내지 못하는 이들도 있었다. 남자의 흰 셔츠와 회색 베스트는 어느새 피로 얼룩졌고, 얼굴이며 목, 심지어 속눈썹 끝에도 피가 튀어 있었다. 하지만 기남준은 정작 그 피가 누구의 것인지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경찰봉을 내던진 남자가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어 헤치며 발걸음을 옮겼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그 서늘한 시선이 진수희에게 닿았다. “미쳤어… 미친 새끼…” 진수희가 사시나무 떨듯 몸을 떨어대며 서서히 자신에게 다가오는 기남준을 바라보았다. 주영이 덜덜 떨며 진수희의 앞을 가로막았다. “너, 감히 우리 사모님께 손대면—” 순간 기남준이 주영의 목을 졸랐다. 단숨에 공중에 매달린 주영은 숨을 헐떡이며 소리조차 내지 못했다. “죽고 싶어?” 지금의 기남준은 죽음 그 자체였다. 주영은 손톱으로 남자의 손을 할퀴었다. 공포에 질린 그녀가 끅끅거리며 기남준의 시선을 피했다. 곧 주영은 잔해 위로 내동댕이쳐졌다. 잔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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