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1화
“아파?”
걱정하는 것처럼 들리는 윤소율의 목소리에 기남준은 순간 미묘한 만족감을 느꼈다.
남자가 가지런한 이를 드러내며 물었다.
“소율이 너 지금 나 걱정하는 거야? 응?”
“응…”
윤소율이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걱정되지. 네가 나 때문에 이렇게 다쳤는데…”
그녀의 손을 들어 올린 기남준이 애틋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윤소율과 시선을 마주쳤다.
“안 아파.”
통증에 무뎌진 몸이었다.
기씨 집안에서 강제로 주사한 약이 더 고통스러웠으니.
하지만 그보다 더 아픈 건 윤소율이 다치는 걸 지켜보는 일이었다.
그녀를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내던질 수 있는데, 이 정도 상처가 대수일 리 없었다.
“혹시…… 사람을 죽인 건 아니지?”
윤소율의 목소리에 불안이 섞였다.
“아니.”
기남준이 짧게 대꾸했다.
“그런데 온몸이 피투성이잖아……”
“내 피가 아니야.”
기남준이 윤소율에게 자신이 다쳤다는 소식을 알릴 리가 없었다.
“내 상처는 그 자식들이 낸 게 아니야. 임씨 가문의 경호원들이 어떻게 감히 날 다치게 하겠어?”
윤소율이 피식 웃으며 물었다.
“그럼 네 상처는 누가 낸 건데?”
“서현우.”
기남준이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담담히 말했다.
“…”
윤소율의 눈빛이 순간 복잡한 빛으로 일렁였다.
기남준이 말을 이었다.
“진수희가 널 이렇게 만들었어. 서현우가 막지 않았다면 난 임채은을 죽여버렸을 거야.”
“서현우가… 임채은을 지켜줬어?”
“그래.”
기남준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설마 아직도 그 자식한테 미련이 남은 거야? 임채은은 서현우의 약혼녀야. 약혼녀를 지키는 게 당연한 일이지. 잊었어? 5년 전에 네 목숨도 버렸던 놈이잖아. 그런 사람이 널 위해 눈물 흘릴 것 같아?”
윤소율이 말없이 표정을 굳혔다.
“그 얘긴 그만해.”
“좋아, 이제 언급 안 할게. 하지만 그것만 알아둬. 어떤 일이 일어나든 널 위해 목숨까지 내놓을 사람은 이 세상에 나뿐이야.”
윤소율은 차마 기남준의 눈을 바라볼 수 없었다.
남자가 낮게 속삭였다.
“세상에서 널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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