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4화
집사는 말을 마친 뒤 곧바로 돌아섰고 윤소율은 그 뒤를 바짝 따라갔다.
거실에 들어서자마자 윤소율은 임채은도 최명희 곁에 기대어 있는 것을 보았다.
“여사님.”
윤소율이 다가가 앉자 최명희가 코웃음을 쳤다.
“내가 앉으라고 했니?”
윤소율은 싱긋 웃었다.
“안 앉으면 서서 얘기 나눌까요?”
“이 소파는 손님을 위한 자리야. 너는 서씨 가문의 손님이 아니니까 무릎 꿇고 내 말을 들어야지.”
윤소율은 웃으며 화내지도 않고 되물었다.
“무릎 꿇고 말하라고요? 손님도 아니고 제가 죄인이라도 되나요?”
임채은이 옆에서 비꼬듯 말했다.
“윤소율 씨, 할머니께 무슨 태도에요? 서씨 가문에서 감히 할머니께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제 태도가 미흡했네요. 하지만 여사님께서 무릎 꿇고 말하라고 하셨잖아요. 생각해 보니 요즘 시대에 설령 제가 죄인이라 해도 누구 앞에서 무릎 꿇고 말할 필요는 없잖아요.”
최명희는 독을 뿜어내듯 매서운 눈빛으로 윤소율을 노려보다가 곧 표정이 풀리며 입술을 차갑게 비틀었다.
“그만두자. 너 같은 천박한 년과 상대할 생각도 없어. 앉고 싶으면 앉아. 소파를 더럽히면 사람 불러서 바꾸라고 하면 그만이지.”
윤소율은 마음 편히 소파에 기대앉았다. 마치 최명희의 비아냥에 전혀 동요하지 않는 듯해 보이자 최명희는 속이 뒤집힐 지경이었다.
‘이 년이 참 뻔뻔하네.’
최명희가 물었다.
“내가 널 부른 이유가 뭔지 알고 있니?”
“뭐겠어요? 기껏해야 귀한 손주에게서 멀리 떨어지라고 경고하려는 거겠죠.”
“허! 너도 내 손자가 얼마나 귀한지 잘 알고 있나 보구나. 하지만 네가 기어코 걔한테 들러붙는다면 나도 말리지는 않겠다. 어차피 남자가 밖에서 여자 좀 만나는 건 이상할 것도 없으니까. 오늘은 널 좋아하다가도 내일이면 차버리고 다른 여자를 만날 거야. 남자는 변덕이 심해서 너 같은 건 그저 데리고 잠시 즐기는 것뿐이야.”
잠시 멈칫하던 그녀가 덧붙였다.
“하지만 한 가지 네가 분명히 알아둬야 할 게 있어. 네 배에 서씨 가문의 핏줄이 생겨도 우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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