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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화

서현우는 눈을 지그시 감았다. 그는 여태껏 늘 결혼과 사랑은 별개의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평범한 사람들의 결혼과 재벌가의 결혼은 같은 선상에 두고 볼 일이 아니었다. 서로 사랑한다고 해서 결혼을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재벌가에서 진행되는 결혼은 두 집안의 치열한 이해관계로 얽혀진 싸움과도 같은 것이었다. 최명희는 이제 부드럽게 설득하기 시작했다. “원망할 거면, 네가 서씨 가문에서 태어난 걸 원망해. 가문이 너에게 금전적인 걸 줬으니 너도 재벌가 자녀로서 사명을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어?” 서현우는 슬슬 짜증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최명희의 말을 끊었다. “저, 임채은이랑 결혼할 겁니다.” 어찌 됐든 결혼은 임채은과 따로 해둔 약속이었다. 단지 그녀가 서이안의 엄마라는 이유로 자신의 책임과 의무는 끝까지 지키고 싶었다. 최명희를 가만히 바라보던 서현우가 말을 이었다. “이제 만족하세요, 할머니?” 그러자 최명희는 더 말을 얹지 않고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정말 그 정도 각오를 했다면 다행이구나.” 서현우는 진수희에게 시선도 주지 않은 채 입을 열었다. “저는 따로 볼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보겠습니다. 푹 쉬세요, 할머니.” 잠시 망설이던 그는 이내 진수희에게 눈길을 주며 말했다. “할머니가 어머님한테 신세를 많이 지신 모양이네요.” “아니, 다 내가 해야 할 일인데...” 진수희는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서현우를 문 앞까지 배웅해 주었다. “현우야, 내가 오늘 너무 선을 넘은 건 아닌지 모르겠네. 그래도 날 너무 미워하지는 말아줬으면 해.” 서현우가 무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 “앞으로는 더 이상 우리 가문 일에 신경 쓰지 말아 주셨으면 좋겠어요. 채은이한테도 제가 알아서 잘 변명해둘 테니까요.” “우리 채은이가 원하는 건 변명이 아니라, 하루라도 빨리 너랑 제대로 된 관계를 정하는 거야.” 진수희가 나서서 정정해 주었다. 서현우의 시선이 천천히 그녀의 얼굴로 향했다. 높은 곳에서부터 내려다보는 그의 눈빛은 꽤 살벌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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