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화
“뭐?”
“서린아, 네가 그동안 나한테 빚졌던 건 뭐로 갚을 거야?”
기남준이 물었다.
그 말에 윤소율이 순간적으로 얼어붙었다.
처음부터 그녀의 목숨을 구해줬던 사람은 바로 기남준이었다. 그리고 여태껏 그녀에게 새로운 신분과 인생을 준 사람도 기남준이었다.
둘은 마치 공생하는 존재와도 같았다.
기남준은 윤소율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고 했다.
비밀리에 기남준을 두고 계속해서 떠도는 소문이 있었다.
사실 그는 기씨 가문의 친아들이 아닌 양자였다.
기남준은 기씨 가문의 진짜 상속자인 기운재의 혈액 저장고로써 입양되었다.
기운재는 포르피린증이라는 희귀병을 계속 앓고 있었다.
속칭 뱀파이어 병이라고 불리는 희귀질환이었다.
전 세계적으로도 발병 사례가 손에 꼽힐 뿐만 아니라 맞춤 치료법도 개발되지 못한 상태였다.
포르피린증의 유일한 치료 방법은 정기적인 채혈과 매달 다른 사람의 피를 수혈받는 것뿐이었다.
그밖에도 기운재는 그 병 때문에 햇빛을 아예 볼 수 없었다. 조금이라도 햇볕에 노출되는 순간 화상을 입었다.
그렇게 기운재와 혈액 일치도가 가장 높았던 기남준은 아홉 살 때, 기씨 가문의 양자로 입양되었다.
그의 어린 시절 기억은 주기적으로 자신의 피를 뽑아 기운재에게 주던 나날들로 가득했다.
그렇게 성인이 된 기남준은 탁월한 성적으로 스탠퍼드 대학의 금융학과에 입학했고, 뛰어난 사업 수완을 발휘해 스물 세 살에 기원 그룹을 정식으로 물려받게 되었다.
하지만 그는 언제까지나 꼭두각시에 불과한 존재였다.
미래의 기원 그룹은 결국 기운재의 손에 들어가게 될 것이 뻔했다.
기남준도 기원 그룹을 물려받을 생각이 없었지만 윤소율을 위해서라면 강해져야 했다. 충분한 힘과 권력을 손에 쥐어야만 윤소율을 지켜줄 수 있었다.
기남준이 입을 열었다.
“소율아, 제대로 못 할 것 같으면 그냥 얌전히 내 옆에 있어. 서현우 일은 더 이상 신경 쓰지 말고. 서씨 가문은 내가 어떻게든 처리할 테니까.”
그때, 윤소율의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
그녀는 기남준을 살짝 밀어내고 휴대폰을 꺼내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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