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화
그리고 그때는 서경수가 윤서린의 일로 큰 상심에 잠겨 있던 때였다. 절묘한 시기에 나타난 아이가 그나마 늙은 서경수의 상처를 조금이나마 달래줄 수 있었다.
임채은은 정말 상황을 다 꿰뚫어 보고 타이밍을 기가 막히게 잡는 여자였다.
그렇게 해서 서이안은 서씨 가문으로 들어오게 되었고, 가문 사람들 모두 이 아이를 받아들여 줄 수밖에 없었다.
처음엔 문서현이 서이안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었다. 임채은의 피를 물려받은 아이라고 생각하니 정이 쉽게 가지 않았다. 하지만 함께 보내온 시간이 점점 쌓일수록 그 사이에서 애정이 피어났다.
어찌 됐든 서이안의 몸에서는 서현우의 피도 흐르고 있었다.
그러니 아이는 분명한 문서현의 조카였다.
게다가 이 아이 역시 임채은이 서씨 가문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 사용된 희생양이나 다름없었다.
임채은은 아이를 낳고 나서도 제대로 된 책임을 지지 않았고, 공인이라 아이를 방송에 노출시키고 싶지 않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제대로 된 육아도 담당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말은 언제까지나 변명에 불과했다.
서이안의 존재가 알려지면 혼전임신이 이 세상에 알려지는 것이었으니 일부러 숨기는 것이었다. 임씨 가문의 같은 재벌가의 규수인 그녀가 혼전순결도 지키지 못했다면 사회적인 질타를 받을지도 몰랐다. 그럼 연예계에서의 입지까지 흔들릴 테니 함부로 공개할 수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게 그렇게 두려웠다면 애초에 낳질 말았어야 했다.
아이를 낳고서도 경력에 방해된다는 이유만으로 돌보지도 않는다는 게 너무 무책임하게만 느껴졌다.
‘모성애는 개나 줘버린 건가?’
임채은은 항상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고는 행동으로는 전혀 옮기지 않았다.
그래서 문서현은 늘 서이안에게 세뇌라도 하듯 틈만 나면 임채은의 욕을 해댔다.
서이안이 임채은에게 정을 주지 않는 것은 절반쯤이 문서현의 공이기도 했다.
물론 서이안 역시 똑똑했던 덕에 자신만의 세계가 있었지만 임채은이 연예계 생활에만 집중하느라 육아에 소홀했던 건 사실이었다. 다만 서이안은 개의치 않았다.
그는 임채은의 몸에서 그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