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화
문서영이 막 문을 발로 차려던 순간 안에서 문이 불쑥 열렸다.
그녀는 그대로 서현우와 마주쳤다.
“오빠!”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문서영은 서현우의 어수선한 옷차림을 보고는 예리하게 냄새를 맡았다.
‘수상해. 분명 안에 여자가 있을 거야.’
서현우의 시선이 문서영한테 향했다. 그녀는 서이안을 안고 있었고 서이안은 귀여운 인형 곰을 꼭 껴안고 있었다. 곰의 목에는 예쁜 리본이 묶여 있었고 까만 눈동자가 영리하게 반짝였다.
하지만 서이안은 인형보다도 훨씬 더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아빠.”
그러자 서이안이 씩 웃으며 말했고 눈빛에는 장난기 어린 성취감이 번쩍였다.
“방 안에 여자 숨겨놨지?”
문서영은 능청스럽게 놀리면서 서현우를 밀치고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갔다.
“흥. 내가 꼭 봐야겠네. 오빠가 방안에 여자를 숨겨놨다니... 대체 어떤 요망한 여자길래...”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문서영의 시선은 소파에 앉아 있는 윤소율을 발견했다.
윤소율은 이미 상의를 단정히 여미고 일어나 있었고 시선이 닿자 그녀는 우아하고 단정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부드러운 눈빛과 단아한 태도, 그리고 환하게 웃을 때 드러나는 붉은 입술과 고운 치아는 여자마저도 쉽게 매료시킬 만큼 아름다웠다.
그리고 바로 그다음 순간 문서영의 눈동자에 놀라움과 빛이 동시에 번쩍였다.
윤소율이 의아하게 물었다.
“설마... 윤소율 씨?”
문서영은 서이안을 옆에 내려놓고는 사냥감을 발견한 듯 윤소율에게 달려들었다.
윤소율은 깜짝 놀라 몸을 움찔했지만 이미 문서영이 그녀의 두 손을 꼭 붙잡고 있었다.
“윤소율 씨! 진짜 윤소율 씨 맞네요. 와... 드디어 제 우상을 만났어요.”
문서영의 눈동자는 마치 별빛이 쏟아지는 듯 반짝였고 옆에 서 있던 서이안은 눈가를 파르르 떨며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문서영은 크루즈에 오른 뒤 내내 친구들과 파티를 즐기느라 정작 윤소율을 만날 기회를 여러 번 놓쳤다.
이 사실을 알면 땅을 치고 후회할 게 뻔했다.
물론 서이안은 고모가 윤소율을 얼마나 여신처럼 떠받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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