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화
윤소율은 영화배우였다.
현국은 물론 전 세계 연예계에서도 배우의 위상은 영화가 드라마보다 높았고 드라마 배우는 가수보다 위상이 높았다.
게다가 윤소율처럼 수많은 상을 휩쓴 영화계의 여왕이 갑자기 드라마로 전향한다고 하면 스스로 몸값을 낮추는 건 아닐까 하는 우려가 따르기 마련이었다.
“드라마도 잘 찍으면 내 영화계 평판에 아무 영향 없어.”
윤소율은 소파에 앉아 휴대폰을 켜고 카톡을 열어 최세리가 보낸 파일과 계약서를 훑어보았다.
드라마 촬영 기간은 4개월, 총 40부작으로 계획돼 있었고 후반 편집 과정에서 축소될 가능성은 있었지만 출연료는 회차 기준으로 지급하기로 되어 있었다.
“회당 2억 원을 제시했어. 협상 여지는 있고.”
윤소율의 영화 출연료는 보통 200억 정도였고 그녀의 출연료는 곧 그녀의 평판과 직결됐다.
할리우드의 유명 감독 말처럼 윤소율은 단 한 번도 누구를 실망하게 한 적이 없었다.
게다가 자선 활동에도 적극적이고 연기력과 인품 모두 업계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투자자들도 그에게 출연료를 아끼지 않았다.
“어때? 회당 2억이면 너무 낮은 거 아냐? 내가 더 얘기해 볼까?”
“임채은 쪽에는 얼마 제안했어?”
“그쪽은 가장 높아서 2억이야. 사실 임채은이 좀 배경이 있거든. 이번 드라마 투자사도 임씨 가문이랑 인맥이 있고... 그거 아니었으면 임채은 시세로는 회당 1억 2천에서 1억 6천만 원이 상한이야.”
“그럼 난 2억 200만 원으로 협상해 줘.”
윤소율은 반드시 임채은보다 위에 서겠다는 의도가 분명했다.
“내가 걱정하는 건... 제작진이 널 진심으로 원하진 않는다는 거야. 이봉화 감독이야 너한테 관심 많고 꼭 같이 하고 싶어 하지만... 요즘은 감독이 제작 현장에서 예전만큼 힘이 없어. 이 감독 같은 거물도 옛날 같진 않거든. 투자사에서 괜히 트집 잡을까 봐...”
“언니는 사실 여주인공은 이미 임채은으로 정해졌을까 봐 걱정하는 거야?”
윤소율이 눈썹을 치켜올리면서 물었다.
“맞아. 이번에는 오디션 형식이야. 네가 가서 연기도 하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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