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화

‘설마 그 사람들이... 내 아이를 목 졸라 죽인 거야?’ 그런 가능성이 떠오르자 윤소율은 갑자기 숨이 턱 막히는 듯 가슴이 죄어왔고 눈물이 뚝뚝 떨어졌지만 오히려 울음은 터져 나오지 않았다. 피는 물보다 진하고 어머니와 자식은 마음이 통하는 법이다. 그토록 애써 지켜낸 아이가 누군가의 손에 의해 산 채로 목 졸려 죽었다고 생각하니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윤소율의 목을 세차게 조여 오는 듯해 숨조차 쉴 수 없었다. 눈가가 벌겋게 달아오른 윤소율은 바닥을 짚고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굵은 눈물이 여전히 쉴 새 없이 흘러내렸다. 아파도 너무 아팠다. 그건 심장이 산산이 조각나는 듯한 고통이었다. ‘도대체 누가 그렇게 잔혹한 짓을... 임채은일까?’ 윤소율은 예전부터 임채은이 잔인하고 수단이 가리지 않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설마 이 여자가 직접 아이를 죽일 정도로 독할 거라고는 믿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 순간, 윤소율은 입꼬리를 비틀어 올렸다. ‘못할 리가 있겠어? 임채은은 예전에 나의 불룩한 배를 향해 방아쇠를 당기려 했던 여자였잖아. 그것도 한 치의 망설임도 전혀 없이 말이야. 그때 탄알이 걸리지 않았다면 난 배 속의 두 아이와 함께 그 자리에서 죽었겠지.’ “임채은... 임채은!” 윤소율은 얼굴을 감싸 쥐며 목이 찢어지도록 외쳤다. “으악!” 그 순간, 목이 찢기듯 아팠고 기침과 함께 붉은 피가 세면대 위로 쏟아지면서 그와 동시에 목덜미의 붉은 문양이 서서히 드러났다. 윤소율은 불타오르는 듯 뜨거운 목을 움켜쥔 채 이를 악물었다. 임채은은 정말로 피로 맺어진 깊은 원수였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고 하지만 윤소율은 결국 순순히 하늘이 내려준 인과응보를 기다릴 수는 없었다. ‘다음 생의 인연 따위도 필요 없어. 반드시 임채은이 피의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 “소율아?” “딩동!” 최세리는 문밖에서 초조하게 초인종을 누르고 문을 두드렸다. “소율아, 안에 있어?” 오랫동안 아무 대답도 없자 세리는 전화를 걸며 문을 계속 두드렸다. 어쩔 줄 몰라 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