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화 권지호 씨, 미쳤어요?
‘권지호, 미쳤어.’
이것은 나중에 장 형사가 나에게 전해준 말이다.
그날 밤, 경찰청 법의학 센터에 큰 사건이 터졌다.
이미 봉인된 ‘11. 07 살인 사건’ 증거물 보관실에 누군가 강제로 침입한 것이다.
CCTV를 확인한 결과, 침입자는 검은색 후드티를 입고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한 채 능숙한 동작으로 대부분의 카메라를 피하더니 만능열쇠를 이용해 시신 안치실의 전자 도어락을 열었다.
그 열쇠는 2년 전에 권지호가 야근할 때 편의를 위해 직접 맞춰둔 것이었다.
시신 안치실 안은 냉기가 서늘했고 온도는 영하 4도로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권지호는 부검대 앞에 서서 하얀 천을 걷어냈다.
임해나라는 사람의 시신이 그곳에 조용히 누워 있었고 냉동된 탓에 그녀의 피부는 기괴한 청회색을 띠고 있었다.
권지호는 불을 켜는 대신 수술대 위의 무영등만 켰다.
하얀 빛줄기가 시신 위로 쏟아지며 주변의 어둠을 밝혔다.
그는 장갑을 끼고 익숙한 메스를 집어 들었다.
이것은 명백한 징계 사유였고, 자칫 ‘증거물 훼손’이라는 죄목까지 뒤집어쓸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이었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
이 시신을 부검하지 않으면 심지유는 감옥에 가야 했다.
그녀의 감옥에서 인생을 망치게 두느니, 차라리 자신의 앞날을 걸고 진실에 도박을 거는 편이 나았다.
“죄송합니다,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권지호는 시신을 향해 낮게 읊조렸다.
그것은 법의학자로서 갖추는 마지막 예의였다.
곧이어 메스가 거침없이 내려앉았고 ‘Y’자 모양의 절개선과 함께 살점이 갈라졌다.
권지호의 눈빛은 무서울 정도로 집중되어 있었으며 마치 온 세상에 눈앞의 이 작은 공간만 남은 듯했다.
그는 사체의 목 부위 상처를 세밀하게 조사했다.
“상처 가장자리가 매끄럽고 피부 판막이 없는 걸 보니 칼날이 아주 날카로웠군. 상처의 한쪽 끝은 뭉툭하고 다른 한쪽은 예리해. 외날에 찔린 흔적이야.”
하지만 이내 미간을 찌푸렸다.
‘아니야, 만약 경찰이 흉기로 확정한 그 과도가 진짜라면, 상처의 깊이와 너비 비율이 맞지 않아.’
그 과도의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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