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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주변 사람들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저 사람, 서울에서 유명한 조서연 의사 아니야? 어쩌다 저기서 무릎을 꿇고 있는 거야?” “의사라니. 환자 인공호흡기 떼서 의사 면허도 취소되고 병원에서도 쫓겨났대. 피해자 가족들한테 맞아서 손까지 부러졌다던데.” “쌤통이다. 반성은커녕 간호사를 매수해서 애한테 독까지 먹였다잖아!” “어떻게 저렇게 악독할 수가 있지? 정말 죽어 마땅한 사람이야!” 조서연은 두 경호원에게 붙잡힌 채 꼼짝도 하지 못하고 발버둥 쳤다. “윤지훈, 놔줘! 내가 안 그랬어. 넌 나한테 이러면 안 되잖아.” 병실 안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유리창 너머로 윤지훈이 서희진을 다정하게 끌어안은 채 하민재를 달래는 모습이 보였다. 그의 얼굴에는 애정과 부드러운 미소만이 가득했다. 그 장면은 날카로운 바늘처럼 조서연의 심장을 잔인하게 찔렀다. 순식간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퍽.” 썩은 달걀이 조서연의 머리 위로 던져졌다. 끈적한 액체가 머리카락을 타고 흘러내렸다. 곧이어 물병과 각종 쓰레기가 연달아 던져졌다. 조서연은 사람들의 악의와 욕설을 속수무책으로 받아내야 했다. 그녀는 사흘 동안 무릎을 꿇은 채 방치되었고 결국 무릎이 짓무르고 헐어 병실 앞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다시 눈을 떴을 때 조서연은 병실에 누워 있었다. 윤지훈은 창가에 서서 다소 지친 목소리로 말했다. “제발 그만해, 서연아. 내일은 지율이 장례식이야. 내일 데리러 올 때까지 얌전히 있어.”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모든 것을 강제로 감내하고 있는데도 그는 그만하라는 말만 남겼다. 조서연은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몸은 무감각했고 깊은 피로가 쌓여 있었으며 마음속에는 황량한 쓸쓸함만이 가득했다. 다음 날 아침 윤지훈은 약속대로 그녀를 데리러 왔다. 조서연은 차에 올라 말없이 창밖만 바라보았다. 윤지훈은 그녀를 힐끗 보며 말했다. “지율이 장례식은 최고로 성대하게 치를 거야.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 그때 전화벨이 울렸다. “지훈아, 민재가 깨서는 아빠 찾으면서 울어. 빨리 와줘.” 윤지훈은 망설임 없이 급정거해 차를 길가에 세웠다. 그리고 조서연에게 차에서 내리라는 손짓을 했다. “택시 타고 먼저 가 있어. 병원에 잠깐 들렀다가 바로 갈게.” 조서연은 손톱을 손바닥에 깊이 박아 넣은 채 말했다. “윤지훈, 오늘은 지율이 장례식인데...”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윤지훈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을 잘랐다. “민재가 아파서 지금 내가 필요해. 조서연, 네가 그랬잖아. 살아 있는 사람이 더 중요하다고.” 조서연의 온몸이 굳어졌다. 3년 전 윤지훈의 부모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을 때 그는 폐인처럼 술에 취해 살았다. 그때 조서연은 모든 것을 제쳐 두고 매일 그의 곁을 지키며 위로했다. “지훈아, 부모님도 당신이 이렇게 사는 걸 원치 않으실 거야. 그러니까 힘내.” 그녀는 그를 꼭 껴안으며 말했다. “지훈아, 앞만 봐. 살아 있는 사람이 더 중요하니까.” 그때 두 살이었던 윤지율도 그의 품에 안긴 채 눈물을 닦아주며 말했다. “아빠, 울지 마세요. 지율이가 같이 있어 줄게요.” 오늘은 윤지율의 장례식이었다. 그럼에도 윤지훈은 그들을 제쳐두고 다른 아이에게 가려 하고 있었다. 조서연의 심장은 도려낸 듯했고 피가 뚝뚝 떨어지는 것만 같았다. 그녀는 아무 말 없이 차에서 내렸다. 차량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멍하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택시를 잡으려던 순간 한 대의 차가 그녀 앞에 멈춰 섰다. 차에서 내린 남자가 손수건으로 그녀의 입과 코를 막았다. 조서연은 그대로 의식을 잃고 말았다. 다시 눈을 떴을 때 그녀는 낯선 침대 위에 누워 있었고 한 남자가 그녀 위로 올라타며 옷을 벗기고 있었다. 조서연은 경악하며 온 힘을 다해 남자를 발로 차 밀어냈다. “오, 조 선생 깨어났네.” 남자는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조서연은 그가 과거 병원에서 자신에게 추근거리던 임원이라는 사실을 알아챘다.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주 이사님, 내 남편은 윤지훈이에요. 나한테 이러면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 그녀는 주성진을 향해 협박하듯 말하며 뒷걸음질 쳤다. 그러다 침대 머리맡에 놓인 휴대폰을 발견하고 윤지훈에게 전화를 걸었다. 주성진은 크게 웃었다. “전화해 봐. 윤지훈은 바로 옆방에서 서희진이랑 놀아나는 중이니까. 내가 굳이 장소를 여기로 고른 이유가 뭔지 알아? 네 흥 좀 돋워주려고. 못 믿겠으면 옆방 소리 잘 들어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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