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화
나는 주오성을 힐끗 바라봤다.
“주 대표님, 이건 무슨 뜻이죠?”
주오성은 웃으면서 말했다.
“정 실장, 사실 우리 사이에 별다른 원한도 없고 이렇게 적으로 상대할 필요도 없잖아요. 정 실장이 저를 조금만 도와주면 이 돈은 전부 실장님 겁니다. 게다가 앞으로 임가을이 실장님을 덜 괴롭히게 할 수도 있어요.”
그 말에 나는 웃음이 나왔다.
‘날 매수하려는 걸까?’
“그래서... 제가 뭘 해주면 되는데요?”
나는 이 한심한 인간이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지 궁금해졌다.
“가을이랑 결혼하고 싶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진짜 웃음이 터질 뻔했다.
‘계약으로는 안 되니까 이번에는 아예 결혼하겠다고?’
그 순간 주오성의 머리가 재빨리 굴러가는 소리가 귀에 들릴 지경이었다.
하지만 나는 더 이상 임가을의 일에 끼어들 생각이 전혀 없었고 이제 열여덟 일만 지나면 나는 완전히 자유로운 몸이 될 것이고 그때가 되면 난 더 이상 임가을과는 정말 아무런 상관도 없을 테니까 말이다.
“어때요? 정 실장님, 이 제안을 받아줄 거죠?”
주오성은 내가 거절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하는 눈치였지만 나는 고개를 저었다.
“미안합니다. 주 대표님, 이건 제가 도와드릴 수 없겠네요.”
애초에 난 임가을의 일에 더 이상 관여하고 싶지 않은 것도 있었고 이건 단순히 회사 대리인 입장에서도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이었다.
곧 망할 주씨 가문이 뭘 믿고 임씨 가문과 결혼하려는 건지 난 이해가 안 됐다.
‘결국 다 돈 때문이겠지. 참 우습네.’
“정 실장님, 밖에 떠도는 소문 혹시 사실이에요? 실장님이 임가을한테 그렇게 집착한다는 그 얘기 말이죠.”
주오성이 인상을 찌푸리며 묻자 난 정말 어이가 없었다.
“저는 임 대표님의 사적인 일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습니다. 저는 그저 회사 대리인일 뿐이고 회사 업무만 처리하면 그만입니다. 그 외의 일에는 관여할 생각도 없습니다.”
나는 공식적으로 딱 잘라 거절했다.
“실장님, 제가 이렇게 기회를 줘도 무시해요? 저한테 대들면 실장님이 무사할 줄 알아요?”
주오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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