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화
이선아는 가만히 내 얼굴을 바라보며 눈을 깜박였다.
“네가 직접 사업을 한다고? 힘들 거야. 이것저것 신경 써야 할 일도 많고 말이지. 어쩌면 직원으로 남는 게 더 속 편할 수도 있는데? 그리고 한 회사의 대표가 되면 그만큼 책임도 따라오는 법이야. 무슨 일 생기면 다 네가 혼자 감당해야 하고 아무도 대신해 주지 않아.”
나는 와인 한 모금 삼키며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남자로 태어났으면 적어도 한 번쯤은 자기 꿈을 위해 도전해 봐야죠. 도전도 안 해보고 주저앉을 수는 없으니까요.”
내 말에 이선아의 표정이 조금 달라졌고 그녀는 조용히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럼 네 앞길에 행운이 가득하길 빌게. 건배!”
잔을 부딪치며 몇 잔이 오가자 분위기도 한결 부드러워졌다.
나는 문득 궁금해져서 조심스레 물었다.
“오늘 조 부장과 파트너십 이야기를 한 것도 결국 저를 만나려고 그런 거예요?”
“그래.”
이선아는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먼저 연락을 안 하니까 내가 직접 이 방법을 쓴 거지. 어쩔 수 없이 이렇게라도 널 불러내야겠더라. 꼭 널 만나고 싶었어.”
어두운 조명 아래 이선아는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봤다.
그녀에게서 풍기는 은근한 유혹과 자신감, 그리고 한편으론 뾰족한 속내가 동시에 느껴졌다.
이 자리에 오를 수 있는 여자는 결코 단순한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들었다.
나는 내심 이선아와 더 깊이 얽히고 싶지 않았고 오늘 이 자리가 끝나면 어떻게 되든 각자의 길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선아는 쉽게 물러설 마음이 없어 보였다.
“네가 직접 회사 만든다며? 혹시 파트너 필요해? 나도 투자할 수 있는데... 대신 지분만 좀 챙겨주면 돼.”
나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이미 같이 협력하기로 한 사람이 있어요.”
“그래?”
이선아는 의미심장하게 미소를 짓더니 갑자기 내 얼굴 가까이 다가왔다.
“네가 선택한 파트너가 설마 나보다 매력 있진 않겠지?”
나는 슬쩍 몸을 빼며 정중하게 답했다.
“그냥...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