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화
서로 눈이 마주친 순간, 나는 이선아의 눈빛에서 뜨겁고 진지한 감정을 읽을 수 있었다.
“왜 그래요?”
나는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어떻게 이선아가 이렇게까지 내게 마음을 쓸 수 있고 왜 굳이 여기까지 내려와 내 일에 간섭하려는 건지 궁금했다.
이선아는 부드럽게 웃으면서도 한층 진지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나는 네 능력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 그리고 네가 어떤 사람인지도 믿고 네 미래가 분명히 잘 풀릴 거라고 확신해. 넌 배경이 좋지 않다고 해도 누구보다 성실하게 살아왔잖아. 그 노력은 절대 헛되지 않아. 네가 내게, 그리고 우리 그룹에도 반드시 도움이 될 거라는 걸 알아. 나는 그런 사람을 그냥 놓치고 싶지 않아.”
이선아는 솔직하게 자기 생각을 전했고 나는 생전 처음으로 한 여자에게 깊은 인정과 신뢰를 받는 느낌을 받았다.
나는 일부러 농담처럼 와인잔을 채워 그녀에게 건넸다.
“설마 임가을이 시켜서 온 건 아니죠?”
이선아는 와인잔을 들고 입술을 잔에 살짝 대며 가볍게 웃었다.
임가을 얘기가 나오자 그녀의 미소 속에는 살짝 불쾌한 기색이 스쳤다.
“감히 가을이랑 나를 비교해?”
그녀는 가느다란 손끝으로 테이블을 툭툭 두드린 뒤 내 핸드폰을 가져가 빠르게 번호를 입력했다.
잠시 뒤, 그녀의 핸드폰에서 벨이 울렸고 이선아는 만족스럽게 전화를 끊고 말했다.
“나중에 회사 열면 꼭 연락해. 꼭 내가 직접 선물 챙겨서 축하해 줄 거니까.”
그러고는 미소를 지으며 자리를 떠났다.
나는 그녀가 찍어준 번호를 이 요물이라고 저장해 두었다.
계산하려고 프런트로 갔더니 이미 이선아가 모두 결제했다는 말을 들었다.
한참을 고민하다 나는 결국 그녀에게 문자 한 통을 보냈다.
[다음에는 제가 살게요.]
그러자 곧바로 그녀의 답장이 도착했다.
[좋아. 약속 꼭 지켜!]
이선아가 혹시 핸드폰을 손에 들고 내 연락만 기다리고 있었던 건 아닐지 괜히 그런 생각까지 들 정도로 회답이 빨랐다.
오늘 이선아를 다시 만난 건 내게 정말 의미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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