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화
임가을이 마지막으로 사무실을 박차고 나간 이후로 며칠 동안 그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그녀가 일부러 나를 피해 다니는 건지 아니면 또 어떤 꼼수를 부릴 궁리로 바쁜 건지는 알 길이 없었지만 솔직히 이제 그런 건 내게 별 의미가 없었다.
그동안 힘들고 견디기 어려웠던 날들도 다 지나갔으니 이제 딱 며칠만 더 버티면 완전히 자유로워질 것이다.
임가을이라는 족쇄에서도 온갖 모욕과 지시에 휘둘리던 삶에서도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
나는 한동안 멈췄던 한다정의 SNS를 다시 들여다봤다.
일요일, 그녀의 생일이 다가오고 있었다.
나는 나에게 그만큼 많은 도움을 준 그녀에게 진심을 담은 선물을 꼭 준비하고 싶었다.
도심에서 가장 큰 쇼핑몰에 도착해서 주차를 마치고 쭉쭉 뻗은 쇼윈도를 따라 1층의 보석 매장으로 들어섰다.
내 통장 잔액으로는 몇억 원짜리 주얼리를 살 수는 없었지만 한다정은 선물값보다 마음을 더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란 걸 나는 잘 알고 있었다.
한참을 진지하게 진열장을 바라보며 고르고 있을 때 갑자기 뒤에서 날카롭고 비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윤재?”
익숙할 만큼 듣기만 해도 짜증이 밀려오는 그 목소리의 주인은 임가을이었다.
나는 일부러 고개조차 돌리지 않고 계속 진열대의 목걸이들을 꼼꼼히 살폈다.
“와, 생각보다 성실한데? 내가 방금 전화했더니 곧장 선물 사러 쇼핑몰로 달려왔네? 내 선물 고르는 거 맞지?”
임가을은 하이힐 소리를 내며 내 옆으로 다가왔다.
“오늘은 무슨 선물 줄 거야? 금이야? 다이아몬드야?”
나는 들을 가치도 없는 소리에 귀를 닫아버렸다 .
최대한 신경 쓰지 않으려고 애쓰며 직원에게 조용히 말을 걸었다.
“저, 여기 이 400만 원짜리 다이아몬드 목걸이 한 번 보여주실 수 있을까요?”
이 목걸이는 알파벳 디자인이 독특했는데 처음 보는 순간부터 딱 한다정 이름의 영문 이니셜 ‘DZ’와 비슷해 보여서 이걸 선물하면 분명 좋아할 것 같았다.
“네, 고객님.”
직원은 가격이 그리 비싸지 않은 목걸이라도 전혀 비하하거나 무시하는 태도 없이
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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