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화

나를 찾는다고? 이제 와서 나랑 대체 무슨 할 말이 있다는 거지? “정윤재, 이리 와 봐!” 임가을이 성난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솔직히 무시하고 싶었지만 오늘은 우리 회사의 개업식이었다. 괜히 분위기를 어지럽히게 둘 순 없어 나는 천천히 그녀 앞으로 다가갔다. “임가을 씨, 오늘은 우리 회사 오픈 행사입니다. 정말 축하해주러 온 거라면 고맙겠지만 괜히 시끄럽게 할 생각은 말아줬으면 합니다.”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임가을은 콧방귀를 뀌며 비웃었다. “이런 허접한 회사로 뭘 잘났다고 자랑질이야? 우리 임라 그룹이랑 비교도 안 되는 거 알지?” 그러더니 갑자기 내 이마를 손가락으로 툭툭 찌르며 말했다. “정윤재, 도대체 네 머릿속에는 뭐가 들었니? 우리 집에서 일하는 게 그렇게 싫었어? 잘 다니던 회사를 박차고 나와 창업을 하겠다니 진짜 제정신 아니지?” 하지만 곧 다시 팔짱을 끼며 말했다. “그래도 오늘은 특별히 좋은 뜻으로 온 거야. 내가 정말 진심으로 널 다시 데려가려고 왔으니까!” 그 말에 나는 코웃음을 치며 그녀를 바라봤다. “미안하지만 임가을 씨. 저는 다시 돌아갈 생각이 없습니다. 그래도 이렇게까지 신경 써줘서 고마워요.” 단호하게 거절했는데도 임가을은 오히려 태연하게 웃으며 말했다. “거절부터 하지 말고 들어봐. 나, 오늘은 진짜 진심으로 온 거거든?” 그러더니 가방에서 두툼한 계약서를 꺼내 내밀었다. “자 여기 봐. 계약 조건 다 그대로인데 월급은 두 배로 올려줄게.” 그녀는 여전히 나를 얕보는 눈빛으로 쳐다봤다. “뭐해? 안 받아? 네가 돈이 그렇게 필요하다며? 두 배면 충분하지 않아?” 예전의 나였다면 그런 눈빛에 흔들렸을지 몰랐다. 정말 돈이 절실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임가을 씨, 아직도 제 말을 이해 못 하겠어요? 나는 돌아갈 생각이 없습니다.” 내가 분명히 말하자 임가을의 표정이 굳더니 살짝 짜증이 묻어났다. “두 배가 적다는 거야? 그래, 알았어! 네가 이렇게 욕심이 많은 줄 알았지. 그럼 세 배! 세 배면 되겠어?”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