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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백도원과 최지영의 약혼 소식은 불길처럼 도시 전체에 번졌다. 카페에서도, 회사에서도, 심지어 백도원이 들락거리던 체육관에서도, 사람들은 작은 소리로 그들의 이름을 언급했다. 그중에는 백도원의 의도적인 움직임도 있었다. 그는 이 소식이 한세희에게 닿기만 하면 그녀가 반드시 자신에게 연락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 믿음은 확신에 가까웠다. 그래서 그는 하루 종일 휴대폰을 켜 놓고 기다렸다. 잠들 때도 손 닿는 곳에 두고, 샤워할 때는 문 너머에 두었다. 진동 소리 하나에도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러나 화면에 ‘한세희’ 라는 이름은 단 한 번도 빛나지 않았다. 그녀에게서는 아무 연락도 없었다. 한세희의 침묵은 백도원의 인내를 천천히 갉아먹었다. 약혼이 확정된 뒤, 두 사람은 한집에서 지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백도원은 최지영이 자신의 침실에는 절대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그 방에는 해외에서 찍은 사진부터 일상적인 셀카까지, 백도원이 한세희와 함께한 순간들이 그대로 걸려 있었다. 유리 액자 뒤에 말려둔 꽃잎도 아직까지 남아 있었다. 최지영의 속은 분노로 시커멓게 타들어 가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것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최지영은 임신을 내세워 요양하고 있음에도 가끔 최미희와 오래도록 밖을 돌아다녔다. 집으로 돌아온 그녀의 얼굴에는 감출 수 없는 피로와 분노가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약혼식 준비는 그야말로 지옥 같았다. 드레스 한 벌을 고르는 데도 디자이너 여러 명이 따라붙었고, 주얼리 디자인은 하루에도 서너 번씩 수정됐다. 모든 과정이 백씨 가문다워야 한다는 백도환의 요구 때문이었다. 그러나 최지영은 귀찮고 지루한 백씨 가문 식 약혼 준비를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 했다. 그녀는 미소를 띤 채 태블릿을 들고 백도원의 서재에 들어왔다. “도원 오빠, 내가 드레스 몇 벌 골라봤는데 오빠도 뭐가 더 예쁜지 봐봐.” 최지영은 애써 상냥함을 연기하고 있었다. 그러나 가장 먼저 그녀의 눈에 띈 것은 백도원의 휴대폰 화면이었다. 그 속에는 한세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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