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화
노성훈은 일에서도 완벽했지만 그의 또 다른 ‘능력’ 역시 놀라울 만큼 강했다.
가장 먼저 내 이상함을 눈치챈 건 생활 비서였다.
그녀는 식사 도중 나를 조심스럽게 보며 말했다.
“신 대표님, 요즘 두 번이나 생선 냄새 때문에 구역질하시던데요. 생리도 이미 열흘 넘게 늦었어요. 혹시 모르니 병원에 가서 확인해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병원에서 임신 확인서를 받아 들었을 때, 나는 감정이 복잡했다.
기쁘지도, 슬프지도 않고 그저 어딘가 현실감이 없었다.
뒤에서 다가온 노성훈이 내 허리를 감싸며 한 손으로 그 서류를 빼앗아 들었다.
“드디어... 내가 심은 씨앗이 열매를 맺었네.”
나는 얼떨떨했다.
각오하고 있던 일이었지만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은 몰랐다.
내 표정이 밝지 않다는 걸 알아챘는지 그는 나를 품에 더 세게 안았다.
“걱정하지 마. 내가 최고의 주치의와 조리사를 붙일게. 넌 그저 너랑 아기만 잘 돌보면 돼. 나머진 내가 다 알아서 할게. 아이가 태어나면 내 지분이랑 재산 일부를 전부 너희 둘 앞으로 돌릴 거야. 괜찮지?”
노성훈이 그렇게까지 말하자 난 이제 더 이상 불안할 이유도 없었다.
“그럼 저희 결혼식은 좀 앞당겨야겠네요.”
그는 내 목덜미에 입을 맞추며 낮게 대답했다.
“응. 맞춤 웨딩드레스는 다음 달이면 도착해.”
그리고 다시 속삭였다.
“아직 임신 소식은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
노성훈이 장난스럽게 내 어깨를 살짝 물었다.
“그런데 나한테는 언제 정식으로 명분을 줄 거야?”
“저희 이미 혼인신고 했잖아요?”
또 한 번, 살짝 아픈 이빨 자국이 남았고 난 노성훈이 정말 물기를 좋아하는 큰 강아지 같았다.
며칠 뒤, 노우진이 커다란 미소를 띠고 내 사무실로 뛰어 들어왔다.
“유리야! 좋은 소식이 있어! 우리 삼촌이 드디어 결혼한대! 삼촌 결혼식 끝나면 나도 할아버지께 말씀드릴 거야. 우리도 바로 결혼식 올리자고.”
그는 어린애처럼 들떠 있었다.
“남자는 결혼하면 마음 다잡고 철이 든다고 하잖아. 결혼만 하면 나도 밖에서 다른 여자 절대 안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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