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7화
두 해 전, 그날 밤. 그녀는 그의 여자가 되긴 했지만 약물에 의해 통제된 상태였다.
모든 것이 본능에 따랐고 두 사람 모두 그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였다.
이렇게 맑은 정신으로 서로의 살결이 닿는 건 오늘이 처음이었다.
차도겸은 그녀의 부드러운 옆얼굴을 가만히 바라봤다.
희고 고운 피부는 마치 우유처럼 말갛고 은은한 윤기를 머금은 옥같이 맑았다.
진짜 술에 취한 걸까 아니면, 이건 단순한 취기가 아닌 걸까?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입술로 시선이 쏠렸다.
촉촉하고 말갛게 빛나는 그 입술을 바라보자, 묘한 충동이 몸을 타고 오르기 시작했다.
취기가 올라 눈빛은 점점 흐려졌고 숨은 거칠어졌다.
목젖이 천천히 움직였고 고개는 점점 그녀에게로 기울어졌다.
바로 그때, 자신의 손을 잡은 그녀의 손바닥에서 점점 뜨거운 열이 올라오는 걸 느낀 윤라희가 갑자기 얼굴을 찌푸리며 물었다.
“아파?”
순간, 차도겸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눈앞에 가까이 다가온 그녀의 얼굴에 당황한 듯 표정이 일그러졌고 그는 급히 자세를 바로잡아 앉았다.
윤라희는 어리둥절한 눈빛으로 고개를 들었다. 그가 숨을 들이마시는 모습에 조금 더 걱정스레 물었다.
“많이 아파?”
차도겸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가, 짧게 대답했다.
“...응.”
사실 아프지 않았다. 다만 그녀의 손이 닿은 그 부위가 불타오르는 것 같았고 그 외의 통증은 없었다.
“조금 더 살살할게.”
윤라희는 그렇게 말하며 다시 고개를 숙여 소독을 이어갔다. 그녀의 손끝이 상처를 스칠 때마다 마치 깃털이 스쳐 지나가는 듯 간질간질한 느낌이 들었다.
그녀가 정성껏 붕대를 감아 마무리할 무렵, 차도겸은 그 자리에 그대로 굳어 있었다. 표정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고 귀 끝은 어느새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다 됐어. 며칠은 물 닿지 않게 조심해.”
윤라희는 고개를 들었고 그때서야 차도겸의 새빨갛게 달아오른 귀를 보게 되었다.
술이 올라서 그런 줄로만 여긴 윤라희는 무덤덤하게 시선을 돌렸다.
사용한 솜과 거즈를 쓰레기통에 버린 뒤, 조금 전 가져온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