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0화
‘남자는 다 비슷하다는 말이 정말 맞는 걸까. 가질 땐 소중한 줄 모르고 잃고 나서야 매달린다고.’
그 말과 차도겸을 연결 짓는 순간 윤라희는 몸서리를 쳤다. 스스로도 토할 것 같았다.
“별일 없어도 오면 안 돼?”
차도겸이 되려 반문하자 윤라희는 말없이 그를 노려보았다.
‘...네가 생각하기에는?’
하지만 말을 내뱉고 나서야 차도겸도 뒤늦게 눈치챘다. 지금 이곳에 찾아올 아무런 명분도 없다는 사실을. 그리고 이젠 둘 사이에 아무런 관계도 남아 있지 않다는 걸.
남의 호텔방에 몰래 들어와 있는 이 상황 자체가 분명히 문제였다. 하지만 본인도 왜 여기에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오늘 밤, 그는 별빛 무도회 결승 방송을 결국 보고 말았다. 그날 윤라희가 춘 디바춤을 다시 보고 싶어서였는데, 방송 영상은 도무지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심하게 편집돼 있었다.
순간 그는 화가 치밀었다. 무심코 SNS를 켜고 실시간 검색어를 눌러보았고 그 결과 그는 여기에 와 있었다.
지금 그녀의 시선을 마주한 차도겸은 드물게도 살짝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근처 지나가다 들렀어.”
차도겸은 툭 내뱉었다.
윤라희는 어이없다는 듯 웃음이 나왔다.
‘너 같은 도시 중심에 사는 재벌 대표가 어딜 어떻게 지나가다 여길 와? 그것도 이 외진 촬영지까지, 그것도 이 호텔, 그리고 내 방. 게다가 어디서 불법으로 방 카드까지 구해와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소파에 앉아 있다니!’
차도겸도 그 핑계가 궁색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는 원래 거짓말에 서툴고 변명 하나 제대로 못 하는 성격이었다. 다행히 얼굴에는 철판을 한 장을 깔고 있었다.
윤라희의 대놓고 조롱하는 눈빛에도 그는 태연하게 표정을 유지한 채 차분함을 잃지 않았다.
“별빛 무도회 결승전 봤어?”
차도겸은 재빨리 화제를 돌렸다. 그의 물음에 윤라희는 잠시 멍해졌다.
“아직 안 봤어. 오늘 촬영 끝난 지 얼마 안 돼서.”
그녀는 두 박자 늦게 깨달았다. 그리고 차도겸을 보는 눈빛이 바뀌었다.
“너도 봤어?”
믿을 수 없다는 듯, 마치 외계인을 보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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