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1화
윤라희가 웃음을 터뜨리기 직전이었다면 차도겸은 마치 ‘웃기만 해봐 당장 숨통을 끊어버리겠다’는 눈빛으로 경고를 보내고 있었다.
“큼큼.”
그녀는 일부러 헛기침을 하며 태도를 바로잡았다.
“알았어. 꼭 볼게. 이 비서님한테 고맙다고 전해줘.”
차도겸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분명 내가 직접 와서 알려준 건데 왜 이주성에게 감사 인사를 하는 거야? 이 여자는 진짜 상황 파악 못 하네.’
게다가 그 방송은 분명히 윤라희를 흠집 내려는 의도로 만들어졌을 텐데, 그걸 보면 그녀의 기분이 나빠질 게 뻔했다.
“딱히 볼만한 건 없어. 이렇게 늦게까지 촬영했으면 빨리 쉬는 게 낫지. 시간 나면 그때 다시 봐.”
차도겸은 냉정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속으로는 내일 이 일에 대해 뭔가 조처를 해볼 생각이었다.
“그래, 그럼 난 이만 쉴게. 너도 조심해서 돌아가.”
윤라희는 겉으로는 공손하게 말했지만 속으로는 이를 갈고 있었다.
‘제발 좀 꺼져라. 나 오늘 할 일이 많단 말이야.’
차도겸은 그런 그녀의 태도에 얼굴이 굳었다. 그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자리에서 일어섰고 윤라희는 바로 그 뒤를 따라붙었다.
어제처럼 그녀가 따라오는 이유가 단지 문을 닫기 위한 것이었단 걸 떠올린 순간 차도겸의 표정이 다시 어두워졌다.
윤라희는 어깨를 움츠리며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이상하네, 왜 갑자기 온도가 뚝 떨어진 것 같지?’
그렇게 차도겸을 배웅하러 문 앞까지 따라갔다. 그를 내보내고 나면 자신이 해야 할 일들에 집중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서인지 배웅하는 표정에도 자연스레 미소가 번졌다.
차도겸을 문밖으로 내보내면서 밝게 손을 흔들었다.
“잘가.”
그러고는 바로 문을 쾅, 닫아버렸다.
‘휴... 드디어 보냈네. 제발 다시는 오지 마.’
그 시각 문밖, 차도겸은 그녀가 웃으며 인사하던 모습에 멍하니 서 있었다. 그는 잠시 멈칫했지만 이내 아무렇지 않은 듯 돌아섰다. 다만 그 걸음걸이는 어젯밤보다 훨씬 더 가벼웠다.
윤라희는 그를 보낸 뒤에도 당장 방송을 확인하진 않았다.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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