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8화
윤라희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하유선은 계속 말을 이었다.
“경민 오빠는 내 사람이야. 너도 염치라는 게 있으면 자꾸 접근하지 말고, 그냥 멀리 떨어져.”
윤라희는 여전히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그저 빠른 걸음으로 걸어 나갔다.
하유선은 그녀의 뒤를 따라붙으며 매섭게 변한 눈빛으로 말했다.
“뺏으려고 해도 소용없을 거야. 경민 오빠 마음속에는 나밖에 없거든. 너는 그냥 얼굴이 예뻐서 좀 봐 주는 거지. 3일 정도 갖고 놀다가 버리는 여자들이랑 너랑 다를 바가 없다는 뜻이야.”
원래 같았다면 윤라희도 무시하고 그저 지나쳤을 터였다. 하지만 하유선의 뻔뻔함은 도가 지나쳤다. 그녀는 입꼬리를 올리며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내가 꼭 뺏어야겠다면 어떡할 건데?”
“뭐라고?”
하유선은 순간적으로 말문이 막혀버리고 말았다. 일부러 모진 말을 꺼내 윤라희 특유의 고고하고도 냉담한 성격을 자극해 보려던 계획이었다. 그러면 윤라희는 그저 더럽다는 식으로 서경민을 멀리할 수 있을 거라 확신했다.
윤라희는 어릴 적부터 엄한 집안에서 자라왔다. 정직하게 살라는 말만 매일 같이 들어왔고, 돌아가신 아버지의 고지식함까지 그대로 물려받았으니 자신은 고결하다는 착각으로 세상의 눈치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도덕이라는 목줄을 윤라희에게 씌워버리기만 한다면 분명 예전처럼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서경민을 피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에게서 나온 대답은 예상 밖이었다. 하유선은 멍한 표정으로 윤라희를 바라보았다.
곧이어 그녀의 얼굴이 험악하게 일그러지더니 낮게 깔린 목소리로 이를 갈며 윽박질렀다.
“윤라희, 너 설마 정말 남의 남자나 뺏는 내연녀가 되겠다는 거야?”
“넌 서경민 여자 친구야, 아니면 서경민 와이프야? 네가 대체 뭔데?”
다시 말문이 막힌 하유선의 눈빛에는 짙은 먹구름이 끼고 있었다.
“경민 오빠가 날 좋아하고 있다는 건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야. 아직도 나한테 구애 중이잖아. 거기에 네가 끼어드는 것도 너무 염치없지 않니?”
윤라희는 또다시 코웃음을 치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