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화
한편, 벤 안에서 조서영은 SNS를 스크롤 하며 소식을 확인하고 있었다. 그때, 진윤석이 밝은 표정으로 서둘러 문을 열고 들어왔다.
“해결됐어. 윤라희가 팬들에게 쫓겨났어.”
그 말을 들은 조서영의 입가엔 짙은 웃음이 걸려 있었다.
“도망치는 꼴을 직접 봐야 했는데.”
진윤석은 조서영의 허리를 감싸안고는 그녀의 하얀 피부를 손끝으로 가볍게 꼬집었다.
“그만둬. 밖은 햇볕이 너무 강해. 피부 그을리면 어쩌려고.”
“다들 입단속은 시켰지?”
“걱정하지 마. 그 사람들 전부 일자리 없는 사람들이고 돈만 주면 절대 입도 뻥끗 안 해.”
“다행이네.”
조서영은 안도한 듯 숨을 내쉬었지만 곧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아, 맞다. 프로그램 제작진들은 뭐래?”
윤라희가 표절했다는 확실한 증거가 이미 밝혀진 이상 진작 참가 자격이 박탈됐어야 했지만 제작진은 아직도 아무런 공식 입장도 내지 않고 있었다.
진윤석도 못마땅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글쎄, 아직 조사 중인가 보지.”
국악 경연 대회는 국가대표를 뽑는 중요한 행사였다. 그만큼 규정도 엄격했다. 과거에도 표절 사건이 터지면서 30분도 안 돼 바로 처분이 내려졌었다. 참가 자격은 즉시 박탈되었고 심지어 영구 출전 금지 조치까지 내려졌다.
하지만 윤라희의 사건은 이미 며칠째 퍼지고 있었음에도 대회 측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조사 중이라는 말 한마디조차 없었다.
정말 이상했다.
“설마 윤라희 뒤를 봐주고 있는 사람이 있는 거 아니야?”
조서영은 불안한 듯 물었다.
“그럴 리가. 뒷배가 있었으면 여론에 이렇게 당하고만 있었겠어?”
“그렇긴 해.”
조서영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이내 다시 미간을 찌푸렸다.
“신경 꺼. 어차피 끝났어.”
진윤석은 그렇게 말하며 시나리오 세 개를 꺼내 조서영 앞에 내밀었다.
“오늘 받은 시나리오들이야. 모두 유명 감독 작품이니까 마음에 드는 거 골라봐.”
그의 얼굴엔 자부심이 가득했다. 사실 처음 조서영이 이 방법을 제안했을 때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충분히 그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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