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화
그녀는 약을 끓이는 방식과 약재의 비율은 알고 있었지만 정확한 그램 수까지는 말할 수 없었다. 게다가 달이는 과정도 꽤 까다로워 몇 분 뒤에 어떤 약재를 넣어야 하는지 정해진 순서가 있었고 그 순서를 어기면 약효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다시 설명해 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서둘러 경연 대회장에 가야 했다.
윤라희는 가방에서 서류를 꺼내 차도겸 앞에 내밀었다.
“이거 돌려줄게. 난 필요 없어.”
차도겸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건 네 몫이야.”
한번 준 것을 다시 거두는 법은 없는 남자였다.
윤라희는 순간 가슴 한쪽이 찌릿하게 저렸다.
‘내 몫이라고?’
그의 말은 마치 그녀의 감정이 돈으로 환산될 수 있다는 의미처럼 들렸다.
“필요 없어.”
윤라희는 단호하고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바로 그때, 그녀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발신자가 주강혁인 것을 확인한 윤라희는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
하필 지금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 걱정스러웠다.
“여보세요, 강혁 오빠.”
“라희야, 혹시 결승전 현장에 도착했어?”
“아직이야. 지금 막 가려던 참인데, 왜?”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엔 안도감이 묻어났다.
“잘 들어. 지금 결승전 현장 앞에 극성팬들이 몰려 있어. 네 참가 자격 취소하라고 소리 지르고 난리야. 최대한 조심해서 와. 가능하면 그 사람들하고 마주치지 말고.”
그 팬들은 거의 이성을 잃은 상태였다. 주강혁은 누군가가 그들을 뒤에서 조종하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아니고서야 갑자기 이렇게 들이닥칠 리 없었다.
윤라희의 눈빛이 서늘하게 식었다.
“알겠어.”
“내가 데리러 갈까?”
주강혁은 여전히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괜찮아. 내가 조심할게.”
곁에서 두 사람의 통화를 듣고 있던 차도겸은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참가 자격 취소’라는 말이 계속 귓가를 맴돌았다.
‘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그는 최근 너무 바빠 연예계 소식엔 신경 쓸 틈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무언가 심상치 않아 보였다. 잠시 망설이던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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