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화
추첨을 맡은 직원이 다소 난감한 얼굴로 말했다.
“감독님, 이건 좀 아닌 것 같습니다. 윤라희에게 너무 불공평하지 않습니까?”
총괄 책임자는 게으른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공정성도 물론 중요하지. 하지만 볼거리가 더 중요해.”
‘공정성? 그게 밥 먹여줘?’
공정함보다 더 중요한 건 바로 시청률이었다.
게다가 표절꾼 윤라희가 무대에 선다는 것 자체가 이미 불공정한 일이었다.
윗선이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명백한 표절 증거까지 있는 윤라희의 참가 자격을 박탈하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미 프로그램 공식 계정은 비난 여론에 시달리며 폐쇄 위기에 몰려 있었는데도 말이다.
그녀가 뻔뻔하게 표절을 저질렀다면 오히려 그런 윤라희를 이용해 시청률을 끌어올리는 일에 대해 비난받을 이유도 죄책감을 가질 이유도 없었다.
“하지만 조금 전까지만 해도...”
직원이 조심스럽게 이의를 제기하려 하자 총괄 책임자가 단호하게 말을 잘랐다.
“내가 말한 순서대로 진행해. 곧 방송 시작이야. 서둘러 발표해.”
그는 그 말을 남기고 다른 업무를 보러 자리를 떴다.
남겨진 직원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쉰 뒤, 별일 아니라는 듯 번호표를 참가자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했다.
윤라희는 손에 쥔 번호표를 내려다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1번? 분명 마지막 순서라고 들었는데, 왜 1번이지?’
의아한 마음이 드는 그때, 주변에서는 아첨으로 가득 찬 목소리들이 들려왔다.
“와, 서영 씨가 마지막 순서네!”
“당연하지. 서영 씨가 제일 뛰어나잖아. 만약 먼저 무대에 서면 그다음 사람들은 어떻게 무대에 서?”
“하긴, 맞는 말이야.”
윤라희는 조용히 고개를 들었다.
속으로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조서영을 짙고 어두운 눈빛으로 바라보다가 아무 말 없이 무대 준비를 하러 자리를 떴다.
3년에 한 번 열리는 국악 경연대회는 원래도 높은 주목도를 자랑하는 행사였지만 최근 윤라희와 조서영 사이의 논란으로 인해 이번 대회에는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운 관심이 쏠렸다.
현장에는 수많은 관객들이 형광봉과 응원 도구를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