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화

조서영은 마음속이 뒤엉켜 혼란스러웠지만 애써 자신을 다독이며 침착함을 유지하려 했다. ‘흔들리지 마. 아마도 박범준은 단지 정체를 확인하려는 것일 뿐일 것이다. 만약 정말 무언가를 알고 있다면 지금처럼 태연하게 대화를 이어가지는 않았을 테니까.’ 천천히 숨을 내쉰 조서영은 억지로 마음을 가라앉히며 부드럽게 대답했다. “네, 그렇습니다.” 그녀의 말에 박범준의 눈빛이 살짝 차가워졌다. 곧 이어진 질문은 더욱 날카로웠다. “「꽃」 후반부도 직접 작곡한 겁니까?” “네... 맞습니다.” 조서영의 손끝이 살짝 떨리기 시작했다. 아무리 마음을 다잡아도 몸은 본능적으로 두려움에 반응하고 있었다. “언제 완성했죠?” “작년입니다.” “누구와도 논의하지 않고 혼자 작곡한 건가요?” “네. 혼자서 완성했습니다.” “그걸 누가 증명할 수 있죠?” 조서영은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제 매니저와 비서가 증언할 수 있습니다. 「꽃」 후반부는 제가 촬영 중에 쓴 곡이고 그 두 사람은 그 과정을 자주 봐왔습니다. 예전에 같은 촬영팀에 있던 배우들도 아마 알고 있을 겁니다.” 겉으로는 담담하게 대답했지만 속으로는 공연이 끝나자마자 진윤석에게 '증인' 몇 명을 급히 찾아달라고 부탁할 생각이었다. 연예계에는 약간의 돈만 쥐어 주면 생계를 위해 거짓 증언쯤은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사람들이 충분히 많았다. 그녀는 최대한 확신에 찬 태도로 말했다. 그 모습은 얼핏 보면 모든 게 진실인 듯 보였지만 그런 태도는 오히려 박범준의 눈빛을 더욱 싸늘하게 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박범준은 시선을 고정한 채 조용히 말을 이었다. “거문고군이라 주장하고 있는데 왜 거문고군 팬카페에는 가입하지 않았죠?” 그 말이 떨어지자 조서영의 머릿속이 하얘지며 얼굴이 굳어졌다. 하지만 오랜 연예계 생활로 다져진 경험 덕분에 그녀는 순식간에 감정을 제어해 냈다. 놀란 듯 동그랗게 눈을 뜨고는 되물었다. “팬카페요? 저는 그런 걸 만든 적도, 들어간 적도 없습니다.” 사실 조서영은 무대 뒤에서 이미 거문고군 관련 정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