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화
윤라희는 오래전부터 유지성에게 말해 조서영을 감시하게 해 두었고, 문제의 영상도 그가 손에 넣은 것이었다.
윤라희가 한가롭고 태연한 표정으로 서 있는 모습을 보자, 조서영은 당장 달려가 그녀의 얼굴을 갈기갈기 찢어 버리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 그러나 이를 악물고 참아 내며 음산하게 말했다.
“윤라희, 너무 우쭐대지 마. 나는 단지 방심해서 졌을 뿐이야. 이런 걸로 날 무너뜨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마!”
그녀의 뒤에는 여전히 수많은 스폰서가 있다. 마음만 먹으면 자신의 미모로 더 많은 스폰서를 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세간의 기억이 흐려지면 다시 화려하게 돌아올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윤라희는 콧방귀를 뀌며 분홍빛 입술을 열었다.
“아니, 넌 방심이 아니라 탐욕과 욕심에 진 거야. 뱀이 코끼리를 삼키려다가 죽는다는 말이 딱 너 같은 사람을 두고 하는 소리지.”
조서영은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해 잠시 멍해졌다가, 번개가 스치듯 머릿속에서 깨우치고 눈을 크게 떴다.
“너 일부러였지! 그날 탈의실에서 거문고군 백오피스를 보게 한 거, 전부 계획이었어!”
그렇다, 휴대폰 같은 개인 물건을 아무 데나 놓아둘 리가 없었다. 옷을 갈아입으러 들어간다고 해도 들고 가거나 믿을 만한 사람에게 맡기는 게 상식이다.
그런데 윤라희는 그것을 화장대 위에 툭 올려두었고, 하필 거문고군 백오피스가 열려 있었다. 게다가 매니저와 통화하며 자신이 거문고군이라고 인정하는 내용까지 있었다.
전부 함정이었다. 그녀에게 들려주고 보여 준 뒤 질투와 탐욕을 건드려 함정으로 끌어들이는 치밀한 계략 말이다.
조서영은 비틀거리며 한 걸음 물러섰다. 만약 윤라희가 일부러 거문고군 백오피스를 보여 준 것이라면, 예선부터 이미 판을 짜고 있었다는 얘기였다.
불현듯 떠오른 생각에 조서영은 공포에 질린 눈으로 윤라희를 바라봤다.
“꽃도 일부러 연주한 거야?”
“맞아.”
“꽃이 거문고군을 표절했다는 뉴스도 네가 흘린 거지?”
“그래, 그렇게 보면 돼.”
직접 올린 건 아니었지만, 익명으로 팬을 유도해 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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