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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화

“어떻게 확신해? 서경민이 꼭 침묵의 서약 주인공 자리를 너한테 줄 거라고?” 주강혁이 물으며 과자 봉지를 흔들었다. “미안해서지.” 윤라희가 담담히 웃었다. “서경민이 착한 사람은 아니어도 양심은 있어. 하유선 때문에 약속을 어겼으니 나한테 죄책감이 생길 거고, 다른 데서라도 보상하려 들 거야.” 회사의 굵직한 자원은 놓쳤지만, 서경민의 미안함만 확보하면 이후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편의를 얻어 낼 수 있다. 그게 윤라희가 내기를 건 진짜 이유였다. 주강혁은 엄지를 번쩍 세웠다. “역시 대단하다.” 예전에는 윤라희의 복귀가 무모해 보였지만, 지금 보니 철저히 계산된 승부수였다.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과자를 깨물었다. “그러니까 네가 얼굴 안 나오는 대역을 그렇게 열심히 찍었던 거구나. 처음부터 주연을 노리고 있었네.” 윤라희는 가볍게 웃었다. 대역 따위에 매일같이 시간을 맞춰 촬영장에 나와 진지하게 임한 건, 모든 장면을 자신의 것처럼 연습하기 위해서였다. 침묵의 서약 여주인공 건이 확정되자마자, 장현과 주강혁은 혹시 모를 변수를 막기 위해 다음 날 곧장 레온 엔터로 가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조서영 사건으로 촬영 스케줄이 크게 밀려 있었기에, 캐스팅만 완료되면 즉시 촬영에 돌입해야 했다. 계약서를 제출하려고 회사에 들른 날, 윤라희는 엘리베이터에서 막 걸어 나오는 하유선과 연수진을 마주쳤다. 한 달 전 호텔에서 모욕당한 뒤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윤라희의 손이 무의식중에 꽉 쥐어지고 표정이 굳어졌다. ‘어젯밤 네가 마신 과일주스에도 약이 들어 있었어... 2년 전 네 생일날 주스에도 약을 탔지...’ ‘네 아버지는 내가 죽였어. 입이 너무 험해서 내가 직접 저승 보내 줬거든...’ ‘맞다, 네 아이도 내가 손 써서 유산시킨 거야. 그래서 네가 미끄러져 쓰러졌지...’ 귀를 찢는 듯한 독설이 다시 머릿속을 파고들었다. 활짝 웃는 하유선의 얼굴이 그날의 독기 서린 표정과 겹치며, 윤라희는 온몸이 돌처럼 굳었다. 밀려드는 증오가 심장을 송곳처럼 후벼 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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