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화
“아가씨, 저기 앞에서 내려드릴게요.”
기사의 말에 하유선은 입을 삐쭉거리며 대답했다.
“아니요. 깜빡 잊고 있었는데 도겸 오빠가 저의 아빠와 7시 30분에 약속이 있었네요. 늦으면 안 되니까 그냥 가세요.”
차도겸은 시간관념이 철저한 일 중독자인데 아직 두 사람 사이의 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절대 하유선 때문에 일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다.
하유선이 너무 성급했다.
“그럼 선물은요?”
기사가 굳이 자신의 아픈 데를 찌르자 하유선은 화가 나서 이를 악물었다.
비록 마음속으로는 분노가 치밀어오르지만 겉으로는 여전히 우아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남도 아니고 부모님인데 선물을 안 드려도 괜찮아요.”
기사는 조금 전까지만 해도 선물을 반드시 사겠다고 하더니 갑자기 필요 없다는 말에 정말 변덕이 많은 여자라고 생각했다.
차는 계속 달렸다.
하유선은 백미러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차도겸을 바라보았는데 그의 고귀한 기품과 준수한 오관은 몇 번을 봐도 마음이 두근거렸다.
‘그래, 차도겸과 같은 남자여야만 나한테 어울려.’
차도겸이 열심히 일하는 것을 확인한 하유선은 휴대폰을 꺼내서 매니저에게 백화점에 대기시켰던 기자들을 서둘러 로얄호텔로 보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차가 로얄호텔에 멈추자 기사가 먼저 내려서 뒷좌석에 있는 차도겸 측의 문을 열었다.
차도겸이 차에서 내리고 기사가 하유선 측의 차 문을 열어주려고 했지만 그녀는 이미 스스로 차에서 내려서 차도겸을 향해 웃고 있었다.
기사는 눈치 빠르게 뒤로 물러섰다.
“도겸 오빠... 악!”
하유선은 차도겸 옆으로 다가가려던 순간 발목을 삐끗하면서 차도겸의 품으로 넘어지려고 했다.
그 상황을 보고 있던 차도겸은 눈을 살짝 찌푸리더니 잽싸게 하유선의 팔을 붙잡았다.
하유선은 차도겸의 품에 안길 수 있는 기회를 놓쳐서 아쉬웠지만 겉으로는 미소를 지었다.
“도겸 오빠, 고마워요. 오빠가 아니었으면 넘어질 뻔했어요.”
차도겸은 여전히 차가운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하유선도 서둘러 따라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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