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화
연예인은 정신력 강한 것도 복이고 그건 타고난 것이다.
유미희를 전혀 신경 쓰지 않은 박범준은 조용히 지시를 내려 악보를 윤라희가 수정한 버전으로 바꾸게 하고는 윤라희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이곳을 더 둘러보게 하면 혹시 마음이 흔들려 단원으로 들어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모퉁이를 돌자 앞에 몇 명이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중에는 방금 연습실에서 뛰쳐나온 유미희도 있었고 유미희는 빨갛게 부은 눈가를 손으로 문지르며 마치 하늘이 무너진 듯 억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주변 사람들은 조용한 목소리로 유미희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혹시 누가 괴롭힌 건 아닌지 걱정하며 물었다.
그런데 윤라희의 시선은 그녀들 앞에 서 있는 한 여자에게 꽂혔다.
그 순간 윤라희의 동공이 살짝 수축했고 원래 무심하던 눈빛은 금세 차가워졌다.
그 여성은 마치 막 방송을 마친 듯 어깨를 드러낸 검은 드레스를 입고 있었고 새하얀 피부와 몸매를 정교하게 살려주는 디자인에 어떤 모습에도 잘 어울리는 검은색이 그녀를 한층 더 우아하게 완성해준다.
긴 웨이브 머리에 선명한 빨간 입술 메이크업까지 더해져 세련되면서도 복고풍의 느낌을 풍겼다.
2년 전만 해도 어딘가 촌스러웠던 주아윤은 이제 완전히 변신해, 빛나는 무용가로 탈바꿈해 있었다.
박범준도 주아윤을 알아보고 살짝 긴장한 듯 윤라희를 살폈다가 그녀가 별다른 반응 없이 차분한 모습을 보이자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라희야, 아래 정원 구경할래? 여긴 정원이 정말 예뻐서 단의 자랑이야.”
하지만 윤라희는 박범준의 제안에 반응하지 않고 그저 눈앞의 주아윤을 조용히 바라봤다.
주아윤은 따뜻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유미희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물었다.
“미희야,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말해 줘, 괜찮아.”
“그래, 미희야, 누가 널 괴롭힌 거야?”
“울지 말고 말해 봐, 우리가 가만히 안 있을 거야.”
주변 사람들의 걱정 어린 질문에도 유미희는 그저 고개만 저으며 훌쩍일 뿐 말을 하지 않았다.
그때, 아까 물을 떠다 주고 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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