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화
“A대에 들어온 학생들 다들 머리 좋을 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 별거 아니네요.”
이심연이 급히 말했다.
“난 그 소문들 한 번도 믿은 적 없어요.”
박우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안 믿었어.”
박우연이 강인아의 편을 드는 모습에 백시월의 가슴팍이 답답해졌다.
곁에 있던 여학생이 그녀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시월아, 저기 봐.”
모임 장소가 비록 별실이었지만, 아직 음식이 다 나오지 않아 문이 활짝 열려 있었고 밖의 상황이 한눈에 들어왔다.
여학생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눈길을 돌리자 백시월은 익숙한 얼굴 하나를 보았다.
“회장님?”
몇몇 친구와 함께 이곳에 식사하러 온 백세헌이 이쪽을 바라보았다.
그의 시야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그를 아저씨라 부른 백시월이 아니라, 사람들 사이에서 압도적으로 눈에 띄는 강인아였다.
그는 옆의 친구들에게 몇 마디를 낮게 건네고 곧장 문턱을 넘어 들어왔다.
백세헌이 들어서자 떠들썩하던 분위기는 순식간에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
나이로 치면 그는 백시월보다 고작 몇 살 많을 뿐이었다. 하지만 서열로 치면 그는 백시월보다 한 세대 위이자, 백씨 가문의 현 가주였다.
방 안을 한 바퀴 둘러본 뒤 백세헌이 물었다.
“밥 먹으러 왔나?”
백시월이 들뜬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개강 첫날이라 다들 모여서 식사하자고 했어요.”
백세헌의 손윗사람인 여섯 형제자매는 전임 가주가 바깥 여자에게서 본 아이들이었다.
전임 가주는 예전에 공언했었다. 18살 전까지는 기본적인 부양만 하고, 18살 이후의 생사여탈은 백씨 가문과 무관하다고.
백시월의 아버지는 백세헌의 넷째 형이었다. 평소에 동생을 한 번 보려면, 최소 한 달 전에 비서를 통해 예약해야 했다.
그런 백세헌이 몸을 낮춰 그녀에게 응대해 주니 흥분하지 않는 편이 더 이상했다.
긴장한 탓에 백시월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테이블 하나 더 드릴까요?”
뜻밖에도 백세헌은 체면을 세워 주듯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분위기는 다시 미묘해졌다.
경시에서 명성이 자자한 백세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