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화
호박 비녀는 남성용이었다. 순금으로 된 비녀 자루에는 복잡하고 신비로운 용 문양이 조각되어 있었으며 호박에는 눈부신 보석이 박혀 있었다.
비녀는 고급스러우면서도 우아함을 잃지 않아, 그 사람이 쓰면 분명 잘 어울릴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었다.
경매는 600만 원으로 시작해 매번 입찰 시 천만 원씩 인상되었다.
강인아는 얼른 번호판을 눌러 이 비녀를 낙찰받겠다고 표시했다.
백세헌은 그런 강인아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이 여자가 왜 남성용 비녀를 입찰하려는 거지? 설마 바깥에 진짜 남자를 숨겨둔 거야?’
보이지 않는 질투심이 백세헌이 버튼을 누르게끔 자극했다.
강인아가 이 비녀를 낙찰하려 하면, 그는 기를 쓰고 그녀의 뜻대로 이루지 못하게 할 생각이었다.
백세헌의 행동은 강인아의 비난을 자아냈다.
“나랑 빼앗으려는 거예요?”
백세헌은 여유 있게 웃으며 말했다.
“비녀가 예뻐서 무척 마음에 들어.”	
‘강인아가 비녀를 낙찰받아 어떤 남자에게 선물하려는 것인지 누가 알겠는가?’
그녀의 생각이 어떻든 간에 근원부터 끊어버려야 했다.
강인아는 그에게 눈을 흘기며 말했다.
“당신에겐 쓸데도 없잖아요.”
“남성용 비녀를 당신은 쓸 수 있어?”
“나는 선물할 거예요.”
“나는 수집할 거야.”
모두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두 사람은 서로 다투고 경쟁하며 원래 600만 원으로 시작했던 비녀 가격을 36억 원까지 치솟게 했다.
재력으로는 강인아가 백세헌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게다가 이런 무의미한 경쟁은 상황을 더욱 어처구니없게 만들 뿐이었다.
강인아와 백세헌이 은밀하게 격렬히 다투는 동안, 뜻밖에도 박현진이 최종 승자가 되었다.
이유는 말하자면 좀 우스웠다.
강인아가 더 이상 버튼을 누르지 않자, 백세헌도 움직이지 않았다.
두 사람이 방심하는 틈을 타 37억 원에 그 비녀를 낙찰받은 박현진은 백세헌의 불친절한 시선 하에 웃으며 강인아에게 말했다.
“돈은 제가 낼게요. 비녀는 강인아 씨가 가져요.”
이런 결말이 될 줄 예상하지 못했던 강인아는 박현진의 호의에 감사할 수밖에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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